▲ 만 26세의 리카르도 핀토는 2020년부터 2021년이 더 기대되는 투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의 2020년 화두 중 하나는 선발 로테이션이다. 에이스인 김광현이 메이저리그(MLB)를 향해 떠났다. 외국인 에이스인 앙헬 산체스는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인 요미우리의 손을 잡았다.

헨리 소사가 떠난 것까지 생각하면 1~3선발이 모두 자리를 비운 셈이다. 이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외국인 투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SK는 산체스와 소사를 대신해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를 영입했다. 이중 가장 큰 관심이 모이는 선수는 단연 핀토다.

킹엄은 MLB에서도 선발로 뛰는 등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투수다. 구단 관계자들도 “핀토에 비하면 킹엄은 조금 더 상수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부상만 없다면 두 자릿수 승수는 무난히 따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런데 핀토는 좀처럼 예상 성적을 산출하기가 어려운 스타일이다. 대박일 가능성도,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아직 완성형 투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7경기 출전이 전부고, 선발 출전 경력은 없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최근 2년간은 선발 등판 경험이 많지 않다. 하지만 SK는 핀토의 가능성에 베팅했다고 볼 수 있다. 1994년생인 핀토는 만 26세로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젊은 축에 속한다. 여기에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는 기대다.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던진다. 지난해 핀토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약 95마일(153㎞)였다. 선발로 뛰어도 평균 140㎞대 후반의 공을 던질 수 있다. 여기에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결정구가 있다. 성격도 진중하다. 구단 관계자는 “시끄러운 성격보다는 조용한 쪽에 가깝다”고 귀띔했다. 

SK가 가장 기대를 거는 것은 패스트볼의 움직임이다. 핀토의 패스트볼은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싱커성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헛스윙과 몸에 맞는 공의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한 관계자는 “KBO리그에서는 몸쪽 승부를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선수가 별로 없다. 하지만 핀토는 여기에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타자들이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유형인 만큼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SK는 메릴 켈리, 앙헬 산체스를 키워낸 경험이 있다. 켈리는 한국에 올 당시 MLB 경력이 하나도 없었다. 산체스도 선발로는 미완의 선수였다. 하지만 두 선수는 한국에서 첫 시즌 적응기를 거쳐 발전하더니 2년차부터는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더 큰 선수가 돼 한국을 떠났다. 핀토도 잠재력만큼은 두 선수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SK는 핀토의 2020년보다는 2021년을 더 기대하고 있다. 변화구를 더 익히면 2~3년 이상 롱런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염경엽 SK 감독 또한 “터지면 오히려 산체스 이상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2020년 시즌 초반의 성적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너무 처지면 마냥 기다려주기는 어렵다. 핀토가 물음표에서 느낌표가 될 때, SK 선발진 재건도 가능해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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