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스리피트 관련 비디오판독 후 항의로 퇴장 당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지난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이 화제가 된 단어 중 하나가 스리피트다.

지난해 KBO는 야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스리피트 라인 수비방해 규정을 강화했다. 마운드에서 1루 라인 사이에 떨어진 타구를 잡아 1루에 송구할 때 타자가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어 수비를 방해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타자가 파울라인을 밟거나 안쪽으로 뛸 경우 1루에서 세이프가 돼도 자동 아웃 처리됐다.

이 규정은 스프링캠프 때 각 구단 캠프지를 방문한 심판진이 선수들에게 직접 설명을 했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자 이론과는 다르게 훨씬 복잡한 실전 상황, 규정 미숙지가 맞물려 혼란을 낳았다. 스리피트 자동아웃으로 인해 경기가 끝나 승패와 직결된 경우도 있었고 감독들도 항의하다 여러 차례 퇴장을 당했다.

올해 KBO는 규정을 손질했다. 지난 21일 열린 2020년 제1차 이사회에서 KBO는 "지난 시즌 판정에 혼란이 있었던 3피트 라인 위반 수비방해와 관련해 위반 시 자동 아웃 적용을 폐지한다. 타자주자가 스리피트라인을 벗어남으로써 수비수와 충돌이나 실제 방해로 볼 수 있는 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심판이 수비 방해 여부를 판단하기로 하고 심판의 판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비디오판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심판이 봤을 때 타자의 주루 상황이 수비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할 때만 스리피트 아웃을 주는 것이 골자다. 문제는 여전히 스리피트 규정에 대한 현장의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것. "처음에는 A 상황만 아웃이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A-1 상황도 아웃이라고 하더라. 제대로 된 규정을 현장에 알려주지 않았다"는 게 한 감독의 항변이었다.

어떤 상황에서 스리피트 아웃이 적용되는지를 실제 경기에 나서는 감독, 선수들에게 정확하게 주지시키고 나서 규정을 적용해야 '심판 재량'이라는 두루뭉술한 말에도 현장 반발이 줄어들 수 있다. 이번 캠프지에서 KBO 심판들의 임무가 막중하다. 한 야구인은 "예를 들면 우타자보다는 좌타자들이 배터박스를 벗어나면서 파울라인을 밟을 수 있는데 그런 모호한 상황에서 심판들이 어떻게 판단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결국 핵심적인 문제는 심판에 대한 불신이다. 지난해 KBO는 스리피트 아웃 혼란으로 인해 심판들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시즌 중간인 7월 심판운영개선안을 발표했다. 심판들의 고과 평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심판들의 신뢰 회복 여부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야구인들은 "사후 징계보다는 그라운드에서 정확한 판정을 하도록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심판이 권위를 회복하지 않는 한 논란은 계속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심판이 스리피트 아웃을 선언한 뒤 공격팀 감독이 항의하고, 비디오판독을 신청해 결과가 번복될 경우 다시 상대가 어필하는 '루즈'한 상황이 계속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최대한 현장의 어필을 줄이고 경기를 속행시키는 것이 KBO 심판들의 목표. KBO 심판들이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시즌에 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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