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새 외국인 선수 크리스 프렉센.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한국과 일본의 외국인 선수 영입 기조가 바뀌고 있다. KBO리그 구단들이 20대 중후반의 젊은 선수들에게 눈을 돌린 반면, NPB 구단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설곳이 없어진 30대 베테랑들에게 지갑을 연다. 

◆ KBO리그에 '90년대생이 온다'

두산 크리스 프렉센, SK 리카르도 핀토, LG 로베르토 라모스는 모두 1994년생 만 25살 젊은 선수들이다. 나이가 젊은 만큼 메이저리그 경력은 많지 않다. 프렉센은 뉴욕 메츠, 핀토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빅리그를 경험했지만 등판은 30차례에 못 미친다. 라모스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혀 없다. 

이외에도 1992년생 롯데 딕슨 마차도, 1991년생 SK 닉 킹엄, 1990년생 NC 마이크 라이트와 KIA 드류 가뇽 등 1990년 이후 태어난 선수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때 20대 중반 선수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이 뉴스가 될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됐다. 

▲ SK 새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핀토.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KBO리그가 젊은 선수들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여겨지고 있고, 새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이 생기면서 구단의 시야가 옮겨졌기 때문이다.  

미국 팬그래프닷컴의 이승찬 씨는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들:그리고 미래'라는 칼럼에서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행의 장점으로 '높은 급여와 확실한 지불', '뛰어난 인프라와 구단 지원', '낮은 범죄율', '교통과 건강 관리의 이점', '짧은 이동거리' 다섯가지를 꼽았다"고 썼다. KBO리그를 경험한 이들의 호평 역시 젊은 선수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요소다. 생활의 터전을 옮기는 어려운 결정을 앞둔 이들에게 '경험자'들의 조언이 확신을 준다. 

새 외국인 선수에게 이적료 포함 100만 달러까지만 지출할 수 있다는 규정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예전이라면 적어도 메이저리그에서 몇 시즌은 경험을 쌓은 이들이 KBO리그 스카우트들의 목표물이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몸값 부담이 크지 않은 새싹에게도 시야를 돌리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영입 대상이 된 선수들이 앞서 언급한 한국의 환경적 이점과 KBO리그 경험자들의 조언에 힘입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순환 구조다. 

▲ 헤라르도 파라.
◆ 골드글러브 단골,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일본에

불과 2년 전 1733만 달러를 연봉으로 받던 선수가 일본에 왔다. 메이저리그에서 14년을 뛰면서 5번의 올스타, 4개의 골드글러브와 1개의 실버슬러거를 보유한 아담 존스가 2년 800만 달러에 오릭스 버팔로즈와 계약했다. 지난해에는 애리조나에서 137경기에 나온 주전 선수였지만 올해는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뛴다.

그는 27일 간사이국제공항으로 일본에 도착한 뒤 "골수 팬이 있다고 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왔다. 마치 마이클 잭슨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날이 몇 년일지 알 수 없다. 오릭스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선언했다.

이외에도 야쿠르트는 캔자스시티에서 3번이나 전경기 출전을 기록한 '철인' 알시데스 에스코바를 영입했다. 요미우리는 전년도 월드시리즈 챔피언이자 '아기상어 열풍'의 주인공 헤라르도 파라를 데려왔다. 한신의 저스틴 보어, 소프트뱅크의 맷 무어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이다.

일본 슈칸베이스볼은 "메이저리그 팀들이 로스터 구성 기조를 바꾸면서 (일본 팀의)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중견 메이저리거가 일본에서 뛰는 시대"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베테랑들의 설곳이 줄어든 틈을 일본 구단이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이 대세가 되면서 고액 FA들보다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유망주들에게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제2의 머니볼' 유탄을 맞은 30대 중반 FA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일본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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