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비 브라이언트가 27일(한국 시간) 불의의 항공 사고로 유명을 달리 했다. 코비 이전에도 비행기 탑승 중 숨을 거둔 스포츠 스타는 그간 꾸준히 있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미국프로농구(NBA) 전설적인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1)가 27일(한국 시간)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전 세계 스포츠계가 술렁였다.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우사인 볼트, 해리 케인 등 농구계는 물론 골프 육상 축구 등 종목 불문 수많은 스포츠 스타가 코비 죽음을 애도했다.

코비가 처음은 아니다. 비행기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스포츠 명사는 그간 적잖았다.

◆ "잉글랜드 축구가 10년 이상 퇴보한 사건"

축구사에는 '뮌헨 참사'라는 슬픈 기억이 있다. 1958년 2월 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은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유로피언컵 준준결승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기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원정에서 레드 스타 베오그라드와 3-3으로 비기고 2년 연속 4강행을 확정지은 터라 발걸음이 가벼웠다.

▲ 195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
▲ 1950년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던컨 에드워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낳은 역대 최고 재능으로 불린다.
그러나 기쁨이 비극으로 바뀌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맨유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는 급유를 위해 중간 기착지인 독일 뮌헨-리엠 공항에 착륙했고 급유를 마친 뒤 이륙하는 과정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44명 탑승객 가운데 21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2명은 치료 중 눈을 감았다.

사망자 23명 가운데 선수는 8명. 개중에는 특급 기대주 던컨 에드워즈와 스트라이커 토미 테일러, 윙어 에디 콜맨 등이 포함돼 있었다.

지금도 맨유는 해마다 2월 6일이 되면 뮌헨 참사를 추모하는 추도식을 연다.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는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뜻에서 사고 시각인 3시 4분에 멈춘 시계가 걸려 있다.

◆ 한신의 '34년 무관'…뒷면에 자리한 슬픔

일본 체육계도 비행기 사고로 인물을 잃은 아픔이 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일본프로야구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한신 타이거스가 35년 전 아픔을 맛봤다.

1985년 8월 12일. 일본항공(JAL) 123편 추락사고로 구단 사장이었던 나카노 하지무가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는 승무원 포함, 탑승객 524명 가운데 520명이 숨을 거둔 대참사였다.

스포츠계를 떠나 일본 항공사 역대 가장 큰 재난으로 꼽힌다.

불의의 사고로 수장을 잃은 한신은 전의를 불태워 그해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를 몰아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했다.

한신은 1985년을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일본시리즈 우승이 없다.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정상을 밟지 못하고 있다. '34년 무관' 뒷면에 비행기 사고가 빚은 비극이 자리한 셈이다.

▲ 한신 타이거즈는 1985년 이후 일본시리즈 우승이 없다.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이어 가장 오랫동안 일본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하고 있다.
◆ 비행기가 앗아간 스타들

이밖에도 사례가 많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필드 위 신사'로 불렸던 페인 스튜어트는 1999년 10월 25일 경비행기 사고로 마흔두 살 나이에 숨을 거뒀다.

사고 3년 전 팔꿈치 수술과 극심한 슬럼프를 딛고 1999년 US오픈 우승을 거머쥔 터라 안타까움이 더 컸다. 특유의 '빵모자'와 독특한 세리머니로 팬들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스튜어트는 메이저 대회를 기분 좋게 마친 지 4개월 만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06년엔 뉴욕 양키스 투수 코리 리들이 유명을 달리 했다. 타고 가던 경비행기가 50층짜리 아파트에 충돌해 폭발했다. 1949년 이탈리아 축구 명문 그란데 토리노와 1993년 잠비아 남자 축구 대표 팀, 2016년 브라질 샤페코엔시도 비행기가 체육인을 앗아간 대표적인 항공 사고로 꼽힌다.

▲ 필드 위 신사'로 불렸던 명골퍼 페인 스튜어트도 비행기 사고로 이른 죽음을 맞았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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