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99억의 여자'에 출연한 이지훈. 제공|지트리크리에이티브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이지훈이 아내로 출연한 오나라의 배려에 고마워했다. 

28일 이지훈은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종영한 KBS2 '99억의 여자'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오나라 덕분에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99억의 여자'에서 이재훈 역을 맡아 운암재단 이사 윤희주 역을 맡은 오나라와는 부부로, 정서연 역의 조여정과는 불륜 관계로 연기했다. 그가 맡은 이재훈은 '99억의 여자' 후반부에 숨을 거두면서 윤희주에게 전화로 사랑을 고백해 여운을 남겼다. 

이지훈은 "전날 밤에 대본을 받고 감정이 필요할 것 같단 생각에 새벽에 오나라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 휴대전화로 혼자 연기를 먼저 해보고 오나라에게 이런 호흡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통화를 해줬으면 했더니, 흔쾌히 촬영할 때 연락을 달라고 하더라"라며 오나라의 배려 덕분에 마지막 장면이 더욱 빛날 수 있었음을 밝혔다. 

대개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에서는 상대 배우의 대사를 외우고 혼자 말을 하지만, 오나라의 배려 덕분에 이지훈은 보다 생생하게 이재훈의 마지막을 그려낼 수 있었다. 

그는 "오나라는 집에서 대본을 보며 진짜로 통화를 해줬다. '여보세요'하고 목소리가 들리는데 감정이 올라왔다. 보통 전화신은 상대방 대사를 외우고 들린다는 생각으로 혼자 리액션을 하는데, 그 신은 내가 그렇게 하기 벅찰 것 같았다"라고 털어놨다. 죽을 때도 '이재훈'이고 싶었던 이지훈의 바람에 오나라가 응답해준 것. 

이어 "앵글이 다 달라서 여러 차례 촬영했다. 오나라가 여섯 번은 했을 거다. 오나라도 집에서 울면서 전화를 받아줬다. '이번이 마지막이지?'하고 서로 연기했는데, 다른 앵글이 있고 그랬다"라고 촬영 때문에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아야 했던 오나라에게 재차 고마워했다.  

두 사람은 평소에도 자주 통화를 했다. 윤희주와 이재훈의 감정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이지훈은 "촬영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1주일에 2번은 통화를 했다. 나중엔 촬영장에서 서로 '여보 어딨어'하고 찾기도 했다. 대본 리딩날 '여보'라고 큰마음을 먹고 말했다. 그걸 터야 연기할 때 선배들 사이에서 내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 KBS2 '99억의 여자'에 출연한 이지훈. 제공|지트리크리에이티브
이지훈이 기억에 남는 장면 또한 오나라와 함께 처음 같이 나온 신이다. 그는 "내가 희주에게 이야기한 뒤 키스를 하고 손으로 입술을 닦고 나간다. 대본에는 없었는데, 감독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괜찮다고 했다. 오나라는 몰랐다"라며 "모니터를 해보니 부부의 관계가 이걸로 너무 쉽게 설명이 돼서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오나라는 이지훈의 애드립 연기를 당시 몰랐었다. 이지훈은 "첫 방송을 다 같이 보는데 오나라가 '어머, 저거 뭐야!' 하더라. 그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라고 웃었다. 이지훈은 "언젠가 오나라와는 코미디로 다시 만나보고 싶다"라며 애정을 전했다. 

지난해 '신입사원 구해령', '99억의 여자'를 마무리한 이지훈은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 검토에 나선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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