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팀의 전지훈련지인 가오슝으로 떠난 손혁 키움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김태우 기자] 손혁 키움 신임 감독은 29일 팀의 전지훈련지인 대만 가오슝으로 떠났다. 선수단이 30일과 31일 나눠 대만에 들어가는 것과 달리, 손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먼저 대만으로 향했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대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같이 움직인다. 따로 움직인다 해도 감독이 조금 먼저 들어가는 게 전부다. 그러나 키움은 코칭스태프 전체가 선수들보다 캠프지에 먼저 짐을 푼다. 이유가 있다. 전지훈련 계획, 더 나아가서는 올 시즌 방침을 완벽하게 정해두고 가기 위해서다.

올해 키움을 맡은 손 감독으로서는 필수적인 절차다. 코칭스태프가 한곳을 보고 가야 선수들도 일사분란하게 따라온다. 손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먼저 들어가서 미팅을 할 것이다. (투수코치) 나이트 코치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난 이렇게 할 텐데, 그게 아니면 지금 NO라고 해라’고 말할 생각이다. 가르치는 방향이 두 개면 혼동이 된다”고 중요성을 설명했다.

비활동기간에 코칭스태프도 한곳에 모이기 어려웠던 만큼 중요한 절차다. 다만 허심탄회하게 풀어갈 생각이다. 미팅이 끝나면 술잔도 한 번 기울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손 감독은 사실 술을 잘 하지 못한다. 그러나 손 감독은 “한 잔까지는 잘 마신다”고 껄껄 웃었다. 소통을 중시하는 지론을 가진 지도자다운 이야기다. 

그런데 손 감독이 맥주잔을 기울일 이는 또 있을지 모른다. 베테랑 투수 오주원(35)이다. 오주원은 28일 키움과 2년 총액 7억 원(계약금 2억 원·연봉 2억 원·인센티브 1억 원)에 계약했다. 사실 키움의 최초 제시액은 이보다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이 길어지는 과정에서 오히려 깎였다. 시장의 냉정한 논리다. 다만 선수로서는 낙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다독이는 것도 어쩌면 손 감독의 몫이다. 손 감독은 오주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잘하겠죠? 나이가 있으니까…”라며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베테랑인 만큼 좋지 않은 기억과 기분은 툴툴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손 감독은 “어제 계약하러 간다고 전화가 왔었다”며 선수와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시사한 뒤 “와서 맥주나 한 잔 하자고 했다”고 웃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