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감독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활용했던 와일드카드 조현우-손흥민-황의조(왼쪽부터)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보강 포지션은 시간을 갖고 생각하겠다."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성공한 김학범호의 고민은 얼마나 좋은 선수단을 꾸려 대회에 나서느냐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원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020 아시아 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겸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경기력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골키퍼 송범근(전북 현대)은 골문을 철벽 방어했지만, 경기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수비도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 3명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거론되는 인물도 권경원(상주 상무), 정승현(울산 현대),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A대표팀 중앙 수비수들이다.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공격에서는 조율이 가능한 권창훈(SC프라이부르크)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와일드카드는 아니지만, 백승호(다름슈타트), 이강인(발렌시아CF)가 소집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선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올림픽 소집 인원은 기존 23명에서 18명이다. 와일드카드에 백승호, 이강인이 부름을 받아 총 5명이 채워지면 13명만 생존 가능하다. 또, 올림픽 직전에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면 탈락자는 더 생긴다. 와일드카드를 신중하게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김 감독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겠다. 보강 포지션은 시간을 갖고 생각하겠다. 그것보다도 정말 팀에 필요한 선수, 활용 가능한 선수로 가겠다"며 특정 포지션을 거론하지 않았다.

와일드카드의 중요성은 김 감독이 지휘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분명하게 확인됐다. 당시 김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조현우(울산 현대)를 선발했고 이들은 골과 선방으로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대신 와일드카드의 역할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제시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당시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를 불렀다. 그들이 제게 첫 번째로 말한 것이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하더라"며 기억을 되짚었다.

간단했다. 김 감독은 "와서 볼 들고 물 들고 커피 사주라고 했다. 너희들이 그런 동작을 하면 후배들은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헌신, 희생하면 도움 된다고 했다. 같이 있는 그 자체가 후배들에게는 영광이다. 자동으로 그럴 것이다. 이번에도 같을 것이다"며 나이가 아닌 팀의 일원으로 희생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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