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박성윤 기자] 신인으로서 새 출발을 하는 국가대표 투수의 발걸음은 메이저리그를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국내 야구인들의 도움으로 한결 가볍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을 맺은 김광현이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김광현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 금액 8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총액 1100만 달러 규모 계약이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을 돕는 손길은 여기저기서 나왔다. 메이저리그 선배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김광현 도우미가 됐다. 두 선수는 KBO 리그에서 함께 뛰던 시절 라이벌로 야구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류현진은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LA 다저스에서 뛰며 한국야구 위상을 높였고, 이번 FA(자유 계약 선수) 시장에 나와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는 오키나와에서 함께 훈련을 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출국 인터뷰에서 김광현은 류현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 김광현 ⓒ한희재 기자

김광현은 "(류)현진이 형이 처음 미국 갔을 때, 몸을 안 만들고 갔다며 꾸중과 질타를 받았다며 장난스러운 이야기를 했다. 미국 생활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원래 현진이 형과 친하지만, 개인적으로 전화해서 무엇을 물어보는 사이는 아니었다. 이번 기회로 같이 친해질 수 있었다. 개인 훈련에서 만나서 따로 이야기할 시간도 있었다. 따로 만나서 이야기할 시간은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개인 훈련에서 따로 만나서 이야기했다. 뜻깊었던 시간이었다"며 류현진과 함께 훈련하며 많은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광현 소속팀 세인트루이스에서 2016년과 2017년 두 시즌을 뛴 오승환도 거들었다. 세인트루이스 투수와 포수들은 다음 달 12일(한국시간)부터 플로리다주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데, 김광현은 그보다 먼저 세인트루이스 캠프지인 주피터에 들어갈 계획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데는 오승환과 류현진 조언이 있었다.

김광현은 "(오)승환이형, 현진이형이 첫해니까 일찍 가서 직원분들 얼굴 터놓고 인사를 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선수를 도와주시는 분들과 인사를 하고 친하게 지내면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8~9일에 주피터(캠프지)에 합류해서 운동할 생각이다"며 두 선수의 도움으로 현지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고 밝혔다.
▲ 김광현 류현진 ⓒ한희재 기자

동료 선수 도움뿐만 아니라 사제지간의 도움도 있었다. 현재 키움 히어로즈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손혁 전 SK 와이번스 투수코치는 김광현 등 번호 결정에 도움을 줬다. 김광현은 2007년 데뷔 후 꾸준히 29번을 사용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사용하는 등번호는 33번이다.

그는 "지금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신 손혁 전 투수 코치님께서 33번을 추천을 해주셨다. 그때까지는 SK에 계셨던 걸로 기억한다. 전화해서 등 번호를 보여드리고 나은 번호 추천을 요청했다. SK 계실 때 등 번호에 의미 부여를 많이 하셨다. 그래서 조언을 구했다. 33번이 나도, 손 감독님도 마음에 들어 했던 번호다"며 등 번호 결정 배경을 알렸다.

김광현 보직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현지 언론마다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MLB.com은 30개 구단 선발 로테이션을 예상하면서 김광현을 세인트루이스 5선발로 꼽았다. 반대로 김광현 불펜 기용을 예상한 매체도 있다. 불확실성을 안고 김광현은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다.

김광현은 "신인 같은 마음가짐으로 0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기대도 하지 않고, 너무 자신을 낮게 보지도 않을 생각이다. 마이너스 플러스 아닌 제로에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 덕분이 가게 됐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 그 분들 덕분에 내 개인적을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감사하다. 아침, 새벽할 것 없이 응원해주시면, "젖 먹던 힘까지 던진다"라는 느낌의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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