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31일(한국시간) 휴스턴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게 웃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올해 나이 일흔 하나. 산전수전 모두 겪은 베테랑은 생애 마지막 소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난파선의 새로운 선장으로 부임한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31일(한국시간) 생애 5번째 사령탑 유니폼을 걸쳤다. 베이커 감독은 이날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출사표를 밝혔다.

베이커 감독은 “오늘은 내 인생 마지막 환호를 외치는 자리다. 여기 오게 돼 흥분된다. 또한, 월드시리즈 첫 우승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더욱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이커 감독은 지난 22년간 총 4개 구단을 지휘한 명장 중의 명장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993~2002년)를 시작으로 시카고 컵스(2003~2006년)와 신시내티 레즈(2008~2013년), 워싱턴 내셔널스(2016~2017년)를 차례로 이끌었다. 통산 거둔 승리는 무려 1863승. 다만 월드시리즈 우승은 아직 없다.

베이커 감독은 “과거의 모든 경험은 지금 도움이 된다”면서 “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이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휴스턴 구단 역시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휴스턴은 우승을 거둔 2017년 월드시리즈 부정 파문으로 현재 벼랑 끝으로 몰렸다. 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에서 전자기기를 이용해 상대의 사인을 훔쳤다는 혐의가 밝혀지면서 구단 안팎으로 홍역을 치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4일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고, 휴스턴은 곧장 둘을 해고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리더십 공백이 생긴 휴스턴은 벅 쇼월터와 존 기븐스, 윌 베나블, 조 에스파다 그리고 베이커까지 다양한 후보군과 면접을 진행했다. 낙점을 받은 이는 메이저리그가 인정하는 ‘베테랑 명장’ 베이커였다.

이날 함께 자리한 짐 크레인 구단주는 “베이커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베이커 감독은 진실된 사람이자 존경받는 리더로서 선수들에게 믿음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인물이다. 또한, 야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력을 쌓은 지도자로서 휴스턴을 우승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부분도 작용했다. 베이커 감독의 목표가 곧 우리의 목표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베이커 감독은 끝으로 “오늘은 나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또 다른 시작과도 같다”는 말로 포부를 대신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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