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충체육관, 김민경 기자] "5세트까지 가면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10일 서울 장축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풀세트 접전 끝에 따돌리고 3연패에서 벗어난 소감을 덤덤하게 말했다. "늘 경기를 어렵게 하는 편"이라고 입을 연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이 좋았다. 현대캐피탈전까지 지면 앞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원팀(one team)'이 돼서 일사불란하게 자기 자리에서 잘해 줬다"고 평했다.

우리카드는 '독한 배구'라는 슬로건에 맞게 끈질긴 배구를 하고 있다. 올해 9경기 가운데 6경기를 풀세트로 치렀고, 올 시즌 거둔 3승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얻은 결실이다. 김 감독은 "1라운드에서 못하기도 했지만 아까운 경기가 많았다"며 "앞선 2라운드 2경기에서 힘을 못 써서 실망했지만 1라운드에 따라붙는 상황도 있었으니까 5세트까지 끌고 가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수비형 레프트 고민을 해결하면서 경기를 잘 풀어 갔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수비형 레프트로 신으뜸과 이동석을 기용하고 있는데, 이동석은 미래를 봤을 때 더 기대되는 선수"라며 "신으뜸이 잘해 줘야 한다. 공격을 살리기 위해서 오늘(10일)은 신으뜸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으뜸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리시브 성공률 59.62%를 기록하며 세터 이승현의 부담을 덜었다. 김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서브 리시브에서 밀리면 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신으뜸이 잘 버텨 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훈 선수로 꼽힌 최홍석과 이승현도 한목소리로 리시브를 안정적으로 펼친 신으뜸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리시브가 되면서 중앙 공격이 살아났다. 센터 박상하와 박진우는 25점을 합작하며 펄펄 날았다. 박상하는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5득점, 박진우는 블로킹 1개를 포함해 10득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센터진의 경기 감각이 살아난 것 같으냐는 질문에 "속공 점프 타이밍이 늦는 게 고민이었는데, 연습하면서 많이 빨라진 것 같다"면서도 "블로킹할 때 상대 공격을 읽는 능력은 아쉽다"며 조금 더 분발해 주길 바랐다.

두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올린 최홍석에게도 애정이 어린 말을 남겼다. 최홍석은 26득점 공격 성공률 48%를 기록하며 20득점 공격 성공률 42.86%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 군다스 셀리탄스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최근 연습하는 자세가 좋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많이 믿고 있고 잘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자신 있게 에이스 노릇을 해 주리라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OK저축은행, 현대캐피탈까지 상위권 3팀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그러나 김 감독은 승리의 기쁨에 취하지 않고 다음을 생각했다. 우리카드는 오는 16일 수원에서 한국전력과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김 감독은 "한국전력은 공격력이 좋은 팀"이라며 "(한국전력의) 여러 가지를 분석해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영상] 김상우 감독 인터뷰 ⓒ 편집 스포티비뉴스 송경택

[사진]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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