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SK 나이츠 문경은 감독이 마련한 대응 수(手)가 통했다. ⓒ KBL
[스포티비뉴스=잠실학생체, 박대현 기자] 지난달 15일 원주종합체육관.

서울 SK 나이츠와 원주 DB 프로미가 붙었다. 올 시즌 4번째 맞대결.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1위와 3위가 만난 경기였다. 리그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줄 빅 매치였다.

DB가 완승했다. 94-82로 이겼다. 세트오펜스에서 승패가 갈렸다.

두 팀 모두 스피드가 강점이다. DB는 풀코트 프레스로 실책 유발이나 수비 리바운드 뒤 패스 한두 번으로 이뤄지는 속공이 매끄럽다. SK는 김선형 안영준 최준용으로 이어지는 가드 포워드 라인 속도가 매섭다.

그래서 SK DB가 만나면 포인트가 달리 잡힌다. 어느 한쪽이 속도로 압도할 수 없는 상황.

이 탓에 정돈된 상태에서 야투율이 분수령 노릇을 한다. 4번째 만남서도 그랬다. 세트 오펜스에서 좀 더 안정적인 성공률을 거둔 DB가 웃었다.

▲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은 40분 내내 상대 코트 구석구석을 헤집었다. ⓒ KBL
SK 문경은 감독이 대응 수(手)를 마련했다. 1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전략을 귀띔했다.

"오늘(1일)은 세트 오펜스 하지 말라고 했다. DB가 하프 라인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는데 (그 부근에서) 반응하지 말라고 했다. 곧장 공격을 이어 가 메이드를 노리라고 지시했다."

플랜이 통했다.

SK는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DB와 홈 경기에서 91-74로 이겼다.

김선형, 애런 헤인즈가 첫 단추를 뀄다. 앞선에서부터 DB 가드진이 프레스를 가하면 뚫어 내기보다 빠르게 패스해 코트 전환을 꾀했다.

SK가 16-15로 근소하게 앞선 1쿼터 8분 14초. 김선형은 신속하게 DB 코트로 넘어온 뒤 포제션 첫 패스를 건넸다.

이후 코트를 반바퀴 돌고 톱에 섰다. 그 사이 공은 김민수 최준용을 거쳐 김선형에게 다시 안겼다. 깔끔한 외곽슛이 그물을 출렁였다.

2쿼터 3분 56초께에는 헤인즈가 돌격대 임무를 맡았다. DB 1선이 코트 4분의 1지점서부터 프레스를 걸자 재빨리 최성원에게 패스했다.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다. 스틸 당할 뻔했다.

하나 헤인즈는 공을 건넨 뒤 빠르게 DB 림쪽으로 뛰어들었다. 공은 최성원에서 최준용으로 향했고 최준용은 컷 인하는 동료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툭툭 리듬감 있게 헤인즈에게 공이 전달됐다.

엘보 지역에서 공을 잡은 헤인즈는 그대로 솟구쳐 올랐다. 김종규 컨테스트에도 아랑곳없었다. 되레 보너스 원 샷을 뺏어 냈다.

세트 오펜스를 노리지 않고 바지런히 5인 전원이 움직이고 속공에 가까운 호흡으로 마무리를 노린 게 주효했다.

3쿼터 종료 9.3초를 남기고 시도한 김선형 돌파도 비슷했다. SPOTV 신기성 해설위원은 "정말 대단하다. 블록슛을 당해도 돌파를 멈추지 않는다. (SK가) 계속해서 DB 수비 밸런스를 흩트리고 있다"며 놀라워 했다.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을 꾸준히 노렸다. 이게 '플랜A'였다.

한두 박자 빠른 공격으로 득점을 노린 뒤 여의치 않으면 자밀 워니 포스트업, 김선형 헤인즈 페이스업을 택했다. 톱니바퀴. 착착 아귀가 맞았다.

17점 차 대승 배경에는 문 감독 승부수가 녹아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학생체,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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