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AFC 챔피언스리그 2~3월 일정 전체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3월 일정이 통째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가 중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F조 1차전 퍼스 글로리 대 상하이 선화전(11일), H조 1차전 시드니FC 대 상하이 상강전(12일)이 열리기 어렵게 됐다. 호주축구협회는 AFC 측에 경기 일정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호주의 경기 일정 조정 요청으로 AFC는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소재한 AFC 본부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조정에 관한 회의를 소집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지난 주말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전북 현대, 우산 현대, 수원 삼성, FC 서울 측에 연락해 3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실무자 회의를 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각 구단의 의견을 취합해 4일 AFC 회의에 참석한다. 연맹은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안,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는 안, 경기를 연기하고 새로 일정을 잡는 안 등을 두고 구단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각 구단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방의 주장을 강요하기 보다 타 구단의 의견을 전체적으로 듣고 중지를 모으겠다는 생각이다. "선수들과 팬들의 안전을 최우선한 의견을 낼 것"이라는 게 대세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에 맞춰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대체로 경기 연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한 구단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할 경우 구단은 경기 운영상 적자를 보게 된다. 아무래도 연기해서 일정을 다시 잡는 편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무관중 경기가 아니라도 관중들이 지금은 모이기 어려운 분위기다. 출정식도 취소됐다. 불안감이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우려가 있다"고 했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구단에 흥행 카드이기도 하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클럽 대항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로 선수과 팬, 구단 관계자 모두 심리적 불안감을 안고 강행하는 것은 부정적 요소가 크다.

▲ 전북 현대와 상하이 상강의 경기는 상하이 개최에서 전주 개최로 변경되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호주 축구계는 경기 연기 의지가 강력하다. 중국 우한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여자 축구 예선 일정은 호주로 개최지가 변경됐다. 그런데 호주에 입국할 예정이던 중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갑작스레 두 명의 핵심 선수를 제외했다고 알려왔다. 호주 측에선 이 두 선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만약 선수단 중 감염자가 있을 경우 확산 가능성이 크다. 

현재 K리그 각 구단은 홈 경기로 바뀐 중국 슈퍼리그 클럽과 경기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선수단과 취재진의 입국을 위한 비자를 위한 초청장 등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이 춘제를 연장하면서 업무는 이제 본격 시작한다. 경기 개최일까지 중국 선수단 및 취재진 비자 발급 및 답사 등이 빡빡하다. 중국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문제로 행정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경기의 정상적 개최를 기대하기 힘든 요소다.

호주 홈 경기는 현재 개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ACL 2~3월 일정은 연기 가능성이 높다. 한 구단 관계자는 "ACL 조별리그도 경기에 따른 순번이 있다. 1차전이 열리지 못하고 2차전을 먼저 치르는 것을 있을 수 없다"며 조별리그 일정이 각기 나뉘어 치러지는 상황이 벌어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만약 내한한 중국 선수단이나 취재진 중에 감염자가 생길 경우 경기장 전체가 폐쇄되고 선수단 전체가 격리될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경기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2~3월 경기 연기를 선호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구단의 반응은 신중하지만 선수단, 구단 관계자, 취재진, 관중 모두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이 큰 가운데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의 정상 개최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의 입장이 결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연맹에서 AFC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낼 것이고, AFC가 결국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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