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장영석은 심기일전을 약속했다 ⓒ배정호 기자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스프링캠프 준비는 모두 다 끝낸 상태였다. 짐도 다 쌌다. 그런데 그 짐의 행선지가 극적으로 바뀌었다. 대만으로 갈 수하물이, 미국행 비행기에 실렸다.

장영석(30)은 캠프 직전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내야 구상을 정리하고 있었던 KIA는 키움에 외야수 박준태와 현금 2억 원을 주고 장영석을 영입했다. 박찬호를 중앙 내야(유격수·2루수)로 돌린 상황에서 코너 내야를 보강하겠다는 의지였다. 키움의 대만 캠프를 준비하고 있었던 장영석은 2일(한국시간) 예상보다 더 긴 여정을 거쳐 KIA의 캠프가 위치한 미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도착했다.

2009년 프로에 지명된 이후 줄곧 히어로즈의 유니폼만 입었던 장영석이다. 아직은 KIA 유니폼이 낯설 수밖에 없다. 갑자기 단행된 트레이드에 머릿속이 정리됐을 리도 없다. 장영석 또한 “캠프에 가려고 준비까지 해놓은 상황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이렇게 됐다”고 했다. “몸도 서두르고, 마음도 조금 더 서두르게 되는 것 같다”는 말에서는 트레이드된 선수가 으레 느끼는 조바심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빨리 팀에 녹아들고 있다. 어차피 대다수 KIA 선수들은 새 코칭스태프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영석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장영석도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KIA에 대한 첫 인상을 말하면서 “코칭스태프가 다 바뀌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서로 적응하는 단계다. 그런 부분은 괜찮은 것 같다”고 웃었다.

내심 주전 3루수감으로 생각하고 영입한 선수다. 장영석도 그런 팀의 기대치를 알고 있다. 그래서 트레이드가 꼭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장영석은 “기분이 나쁘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선수들과 좋은 경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도 장영석에게 “무리하지 말 것, 하던 대로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유니폼만 바뀌었지 자신의 사정이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소화해야 할 포지션은 같다. 장영석은 이틀 동안 3루 포지션에서 펑고를 받았다. 1·3루가 모두 가능한 자원인 만큼 어려운 것도, 훈련에 대한 부담감도 느끼지 못한다.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래서 장영석은 더 담담하다.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말에서 분위기 전환의 의지가 묻어나왔다.

어차피 트레이드가 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캠프 전에 성사된 것이 다행일 수도 있다. 장영석도 “마음을 다잡고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누차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하는 장영석의 어투에서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느낄 수 있었다.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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