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내야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배정호 기자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KIA 내야가 전쟁을 시작했다. 1군 안착이 유력한 선수들도 자신의 개막 포지션이 어디인지는 아직 모른다. 말 그대로 처음부터 그림을 다시 그린다.

KIA 내야수들은 매일 1시간 정도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실 대규모 인원이 소집됐을 때 필연적으로 생기는 문제는 개인당 훈련 시간.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다. 맷 윌리엄스 감독과 마크 위더마이어 코치 등 세 명의 지도자가 각자 방향을 나눠 한꺼번에 펑고를 친다. 잠시 여유를 부릴 시간도 없는 훈련이 끝나면, 그라운드는 마치 폭탄이라도 맞은 듯 선수들의 발자국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아직은 몸 풀기 단계지만,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야 구상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자리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내심 막판까지 경쟁을 붙여보겠다는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훈련을 지켜본 조계현 KIA 단장 또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온다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래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부분이 있다. 김선빈 박찬호 주전 키스톤 콤비다. 기량과 경험, 지난해 성적 모두 우선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디에 위치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금 당장 두 선수의 포지션을 결정하지는 않고 싶다고 했다. 

우선 첫 이틀의 수비 훈련에서는 김선빈이 2루에, 박찬호가 유격수 자리에서 훈련을 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주전 유격수였던 김선빈이 2루로 옮겨가고, 박찬호가 유격수로 뛰는 그림이다. 그러나 이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김선빈은 나쁜 수비수가 아니고, 박찬호에 비하면 경험이 더 풍부한 것이 사실이다. 김선빈이 유격수, 박찬호가 2루수로 뛰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3루는 영입생 장영석이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무래도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를 먼저 써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주전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부지런히 땀을 흘리며 호시탐탐 추월을 노린다. 박찬호도 변수다. 3루 자원보다 중앙 내야(유격수·2루수) 자원의 성장세가 빠르다면 언제든지 3루를 볼 수 있다. 3루에 있는 선수들은 해당 포지션의 경쟁자는 물론, 중앙 내야 선수들까지 신경 써야 한다. 

유민상 황대인 박진두가 위치하는 1루는 장타 생산력이 있으면 유리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윌리엄스 감독의 성향이 그렇다. 윌리엄스 감독은 수비와 주루를 타격보다 더 중시한다. 1루수도 수비력이 없으면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비중 있게 나온다. 아직 공수 모두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선수는 없다.

한편 내부에서는 윌리엄스 감독의 성향과 어울리는 최원준이 1루 경쟁의 변수라는 평가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게다가 베테랑 김주찬이 오는 10일 합류할 예정이다. 건강한 김주찬이라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 이곳에서 승리를 거둘 신진 선수들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이다.

백업 선수들도 1군 진입을 노린다. 2루에는 베테랑 나주환을 비롯, 최정용 홍종표가 훈련하고 있다. 베테랑 나주환은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유격수에서는 황윤호는 물론 제대한 빅사이즈 유격수 김규성도 코칭스태프의 관심을 모은다. 3루의 고장혁도 입대 전 자리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고, 신인 박민은 프런트가 큰 기대를 거는 선수. ‘펑고 폭탄’과 함께 본격적인 레이스가 막을 올렸다.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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