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농구 대표팀이 올림픽 진출권을 따낼 수 있을까. ⓒ대한민국농구협회
ST 포커스 ① "4개 국가 중 최소 3위"…女농구, 12년 만에 올림픽 도전"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여자농구 대표팀이 올림픽 무대를 노린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 대회를 위해 2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출국했다. 애초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한 폐렴' 영향으로 개최지가 변경됐다. 출국 날짜도 2일이나 앞당겨지는 등 여러 변수가 생겼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도 선수 및 코치진 모두 "올림픽에 나서겠다"라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 못한 여자농구 대표팀이 목표를 달성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 일정 자체는 유리하다

한국은 B조에 스페인, 영국, 중국과 한 조에 속했다. 3위 안에 들면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다. 6일 스페인전을 시작으로 8일 영국, 9일 중국까지 차례로 만난다. 

첫 경기가 스페인전인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스페인은 FIBA 랭킹 3위, 한국은 19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스페인이 한 수 위다. 따라서 첫 경기서는 현지 경기장과 심판 콜에 적응하고 남은 경기서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이문규 감독도 동의한다. 그는 "스페인전에 경기력을 확인하고 영국과 중국전에서 승리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선수들도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문규 감독은 "한국에서 훈련할 때보다 컨디션이 더 좋은 것 같다.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대신 부상이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아시아 예선에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16.7점)을 올린 김정은이 현재 부상이다. 아킬레스건 통증이 심하다.

이문규 감독은 "김정은 부상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영국, 중국전에 15~20분 정도 뛸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도 "부상 때문에 당장 경기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 쉬면서 조절하는 방법밖에 없다.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 여자농구 대표팀의 이문규 감독
◆ 1승 도전, 그러나 쉽지 않은 상대

현실적인 목표는 영국과 중국전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일단 영국은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16개국 중 4위에 오른 팀이다. 스페인, 프랑스 같은 농구 강국을 상대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이문규 감독은 "영국은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유럽에서 4위 안에 드는 팀이 됐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북유럽 팀들을 상대로 4위를 할 정도면 상위 그룹에 있다고 판단하는 게 맞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영국은 신체조건을 활용한 터프한 움직임을 많이 펼친다. 적재적소에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고, 몸을 활용한 골 밑 돌파, 빠른 템포에서 3점슛 등 최근 농구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간다.

박지수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영국을 잡아야 한다고 다들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얕볼 팀은 아니다. 전력을 다해서 끝까지 하지 않으면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하더라. 부담은 되지만 열심히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김단비 역시 "영국이 강팀이다. 올림픽 본선에 쉽게 갈 수 있다는 말들은 틀린 것 같다"라고 경계했다.

중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농구 강국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아시아 예선에서 중국을 꺾었다. 그러나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에 이긴 경기였다. 이번에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박지수는 "지난 맞대결에서 중국을 이겼지만 얕볼 팀은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문규 감독도 "중국을 상대로는 신장이 열세다"라고 덧붙였다.

승리뿐만 아니라 점수 차이도 중요한 요소다. 골 득실을 따져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문규 감독은 "스페인을 제외한 영국, 중국과 우리나라가 골 득실을 따져야 할 수도 있다"라며 "영국과 중국전 승리로 안전하게 올림픽에 올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12년 만에 올림픽 진출을 위해

한국은 2008년 이후 올림픽 진출 경험이 없다. 농구 월드컵은 꾸준히 나갔지만 올림픽만큼은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을 노렸다. 당시 최종전에서 벨라루스에 지면서 한국의 올림픽 진출이 무산됐다. 

다시 한번 기회가 왔다. 쉽지 않다. 하지만 모두 힘을 모으고 있다. 올림픽 티켓을 따내면서 여자농구 부흥도 바라고 있다.

이문규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게 여자농구 부흥과 연결될 거로 생각한다. 예전엔 국제대회서 좋은 성적으로 여자농구 팬들을 확보한 바 있다. 최근엔 성적이 부진해 팬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번에 농구 인기를 올리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라고 밝혔다.

김정은도 "여자농구를 되살려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고, 반드시 출전권을 따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선수들의 자세도 더 간절하다"라고 언급했다.

과연 여자농구 대표팀은 12년 만에 올림픽 진출권을 따낼 수 있을까. 세르비아서 펼칠 여자농구 대표팀 경기력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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