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애리조나 시절 팀 동료였던 김병현(가운데)과 맷 윌리엄스 KIA 감독(왼쪽). 2001년 월드시리즈 당시 윌리엄스 감독이 김병현을 격려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를 통틀어 KBO리그 역사상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당대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강타자였고, 지도자로서의 경력도 길다.

1987년 MLB에 데뷔한 이래 2003년까지 현역으로 활약했다. 통산 출전 경기수만 1866경기, 때린 홈런의 개수만 378개다. 2014년부터 2년간 워싱턴 감독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오클랜드의 현역 주루 코치였다. 긴 공백 없이 30년 넘는 세월 동안 MLB 무대를 누빈 셈이다. 자연히 다양한 인맥을 가지고 있다.

KIA는 육성을 외치고 있다. 실제 포트마이어스 캠프에는 1군 경력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넘친다. 그렇다면 윌리엄스 감독이 이 젊은 선수들에게 추천할 만한 롤모델은 누구일까. 윌리엄스 감독은 잠시 생각하더니 “딱 기억이 나는 선수가 있다. 김병현이 대표적인 선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껄껄 웃었다.

윌리엄스 감독과 김병현은 애리조나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윌리엄스 감독은 전설적인 노장이었고, 김병현은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내 인생에서 본 불펜투수 중 가장 지저분한 공을 던지는 선수였다. 투구를 아주 잘했던 투수”라고 떠올렸다.

단순히 한국인 선수라, 선수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라 추천을 한 것은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현역 시절과 지도자로서 많은 한국인 선수를 봤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매우 열심히 훈련하고, 집중력이 뛰어나다. 그리고 환상적인 규율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성실하고, 팀에 대한 헌신도 갖추고 있어 모든 팀과 지도자들이 환영할 만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였다. 이는 재능은 뛰어나지만 팀 융화에서 다소간 문제를 드러내기도 하는 일부 중남미 선수들과 차별화된 장점이기도 하다. 윌리엄스 감독은 팀 내 유망주들이 선배 메이저리거들이 갖춘 덕목을 이어받길 바라고 있었다. 

다만 윌리엄스 감독이 조금 실망할 만한 소식이 있다. 당초 김병현은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중 KIA의 투수 인스트럭터로 합류할 예정이었다. 윌리엄스 감독도 인터뷰 당시까지만 해도 “그가 곧 이곳에 올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개인 일정 탓에 결국은 이번 캠프에는 참가하지 못할 전망이다.

조계현 KIA 단장은 “방송 일 때문에 개인 일정에 여유가 없다. 1주일 정도 시간이 되는데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 부득이하게 캠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을 들은 윌리엄스 감독도 아쉬움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다만 바쁜 개인 일정이 끝나면 윌리엄스 감독과 만날 시간이 다시 주어질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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