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왼쪽)은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성공을 의심하지 않는다 ⓒ배정호 기자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전화를 한 사람은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엄청나게 많은 것을 물어 보더라”고 떠올렸다. 두 사람은 KBO리그 역사에서 흔치 않은 ‘외국인 감독’이라는 연결고리로 묶여 있었다.

전화를 한 사람은 맷 윌리엄스 KIA 감독, 그리고 전화를 받은 사람은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현 마이애미 코치)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감독직을 수락하기 전, 그리고 수락한 후 힐만 감독에게 연락을 해 사전 정보를 취합했다. 힐만 감독도 성실하게 답하고,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윌리엄스 감독은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힐만 감독은 1963년생, 윌리엄스 감독은 1965년생이다. 비슷한 나이다. 물론 현역 시절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5차례 올스타에 빛나는 윌리엄스 감독은 당대의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반면 힐만 감독은 일찍 현역을 접었다. 다만 메이저리그(MLB) 감독 타이틀은 힐만 감독이 먼저 달았다. 힐만 감독은 2008년 캔자스시티 지휘봉을 잡았다. 윌리엄스 감독이 MLB 매니저가 된 것은 2014년(워싱턴)의 일이었다.

지난해에는 나란히 MLB 현역 주루코치로 활약했다. 스프링 트레이닝 합류를 위해 휴가를 마치고 플로리다로 돌아온 힐만 감독은 “첫 인연은 2010년 정도부터 시작됐다”고 떠올렸다. 당시 힐만 감독은 LA 다저스의 벤치코치였고, 윌리엄스 감독은 애리조나의 주루코치로 일하고 있었다. 다저스와 애리조나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으로 시즌 중 수없이 만난다. 자연스레 두 인물도 가까워졌다.

힐만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에 대해 “매우 프로페셔널한 선수였다. 그리고 스마트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나도 맷의 ‘빅팬’이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KBO리그와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물어봤다. 그런데 이미 스스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또 연구도 많이 했더라”고 했다. 이미 윌리엄스 감독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굳이 많은 것을 조언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힐만 감독은 타향이라는 어려운 환경, 그리고 성적에 대한 압박 등 자신과 같은 길을 출발할 윌리엄스 감독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힐만 감독은 “야구인으로서도 뛰어나지만, 인간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사람이다. 존중심도 넘치는 사람”이라면서 “그라면 선수들과 문제없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윌리엄스 감독 또한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경력에 큰 기대가 걸리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나 힐만 감독 등 전임 외국인 지도자가 비교적 성공한 경력을 남겼기에 더 그렇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인 힐만 감독에게 조언을 구한 윌리엄스 감독의 시즌 노트가 어떤 방향으로 시작될지 관심이 모인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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