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가 새로 공개한 엠블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이강유 영상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실무자 말대로 호볼호가 갈리는 엠블럼 변화였다.

KFA는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BI) 런칭' 행사를 열었다. 올해 핵심 가치로 내세운 두려움 없는 전진(Moving Forward)'을 새 BI에 담았다.

가장 관심이 컸던 변화는 엠블럼이었다. 2001년 제작한 기존 엠블럼은 호랑이(백호) 발밑에 축구공을 두고 KFA를 새겼고 겉면은 방패를 형상화했다. 나름대로 한국 축구의 의미를 한 번에 담았지만, 다소 복잡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축구협회는 혁신해야 한다는 명제를 앞세워 디자인 전문 기업인 샘 파트너스와 엠블럼과 서체 개발을 주도했다. 새 엠블럼은 보기에 따라 단순함과 복잡함이 동시에 섞여 있다. 언뜻 보기에는 호랑이 얼굴인지 알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일단 엠블럼의 사각 프레임은 그라운드, 백호 얼굴의 형태는 축구의 주요 포메이션을 형상화했다는 것이 두 주체의 설명이다. 백호의 날카로운 눈매와 무늬를 반영했고 한국의 상징색인 빨강, 파랑, 검정, 흰색을 주요 색상으로 사용했다. 빨강과 파랑의 채도를 조절, 현대미를 더했다고 한다. 각각의 색상은 역동성, 용맹함과 도전정신, 신뢰감과 페어플레이를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 대한축구협회가 새로 공개한 엠블럼, 유니폼에는 프린팅 예정이다. 새 유니폼은 6일 오전 미국 뉴욕에서 발표된다. ⓒ연합뉴스

의미는 충분하지만, 한국이 '아시아의 호랑이'로 주로 비유된다는 점에서 호랑이의 얼굴을 너무 복잡하게 표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협회 한 관계자는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처음 엠블럼이 공개된 뒤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차차 익숙해지면서 괜찮다는 생각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정섭 KFA 홍보마케팅실장은 "처음에는 생소함이 있었지만, 계속 보니 친숙함으로 변했다. 최근 다지인 경향도 단순함을 추구하지 않나. 팬들은 부정적인 말들을 많이 하는데 한 번은 감수하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많이 전파되고 확산해 친숙함 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번 변화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 사실상 2년 전부터 준비됐다고 한다. 이정섭 실장은 "2020년이라서 바꾸는 것이 아니다. 2년여의 과정을 거쳤다. 등록 과정에 1년, 다른 개발 등에도 시간이 걸렸다. 마침 내일 미국 뉴욕에서 새 유니폼이 발표된다. 첫 엠블럼 적용 유니폼이 나오니 발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엠블럼이 발표된 뒤 각종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에는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단순한 것 같아서 나쁘지 않다'는 등 다양한 반응들이 나왔다. 앞서 새 유니폼이 유출되면서 엠블럼도 노출 됐는데 실제 그대로 나오면서 냉소와 기대감이 극과 극을 이뤘다.

하지만, 팬들을 설득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처음 접한 순간에는 무엇을 형상화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적극적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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