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허문회 감독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15년 만의 ‘최하위 추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2010년대 들어, 그것도 10개 구단 체제에서 처음 겪은 일이라 더욱 쓰라린 경험이었다.

어느 하나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곳이 없었다. 가장 기본적인 지표인 팀평균차잭점은 4.83으로 최하위, 팀타율 역시 0.250으로 가장 낮았다. 공인구 변화로 장타가 감소하면서 달리는 야구의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도루 또한 65개로 가장 적었다. 부문 1위 SK 와이번스가 상대의 베이스를 118차례 훔쳤다는 점과 비교하면 차이가 도드라진다.

결국 롯데는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끝 무렵부터 단장과 감독, 사장을 차례로 교체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무엇보다 프런트 경험이 없는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의 성민규 단장과 사령탑 경력이 없는 외부인사 허문회 감독 선임은 파격으로 불리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후 ‘FA 미아’ 노경은 영입, 한화 이글스와 2대2 트레이드 그리고 ‘준척급 FA’ 안치홍, 전준우와 계약을 통해 스토브리그를 들썩이게 했던 롯데는 현재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허문회 감독의 총지휘 아래서다.

사령탑으로는 처음 전지훈련을 이끄는 허 감독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 우선 꼴찌 추락으로 함께 처진 선수단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롯데는 지난해 최하위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양상문 감독이 중도 사퇴하고, 이대호가 2군으로 내려가는 등의 동요가 심했다. 또한 그라운드에서의 어설픈 플레이는 팬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롯데 선수단이 호주로 떠나면서 밝게 웃지 못한 이유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따로 있다. 바로 전력 정비다. 초보 허문회 감독의 지략을 필요로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역시 내야진이다.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외국인선수 딕 마차도와 외부 FA 안치홍을 데려오면서 큰 고민을 덜었다. 더불어 잔류시킨 전준우의 1루수 전환도 예고돼있다. 허 감독으로선 이들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조화로운 팀워크를 낼 수 있도록 묘수를 발휘해야 한다.

새 얼굴 발굴도 절실하다. 전준우가 자리를 비우는 외야와 필승조가 부족한 불펜진에서 신형 엔진들을 찾아내야 안정적인 한 시즌을 날 수가 있다. 외야수 테스트를 앞둔 고승민과 강로한 그리고 상무에서 복귀한 우완 강동호와 질롱 코리아에서 가능성을 보인 좌완 정태승 등에게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처럼 많은 숙제를 안고 호주로 떠난 허 감독은 “아직 완성된 전력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개막이 두 달가량 남은 만큼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의 경쟁 구도를 통해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제 막 닻을 올린 초보 사령탑의 2020년. 허 감독이 외친 올 시즌 목표는 가을야구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