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은 최희섭 코치는 미국에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분위기와 방향성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배정호 기자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말 한마디가 모두 묵직하다. 일부에서는 선수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한마디에는 엄격보다는 애정과 방향이 묻어있다. 최희섭(41) KIA 신임 타격코치의 지도자 철학이 그렇다. 

‘빅초이’가 돌아왔다. 2015년 은퇴한 이후 4년 만에 다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에 돌아와 1군 타격코치라는 중요한 보직을 맡았다. 팀의 스프링캠프에서 첫 발을 내딘 최 코치는 “4년 만에 유니폼을 다시 입었는데, 무엇보다도 설렌다. KIA라는 팀으로 다시 왔는데 선수가 아닌 지도자다. 어색하기는 한데 편안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첫 캠프 소감을 대신했다.

선수들의 타격훈련을 지켜보는 최 코치의 눈은 매섭게 돌아간다. 말없이 조용히 선수들을 지켜보는 것 같지만, 선수들의 스윙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있다. 더불어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간혹 경력이 화려한 지도자들은 자신의 철학을 주입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 코치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방향과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다.

공교롭게도 팀 리더십이 바뀐 첫해다. 외국인 감독인 맷 윌리엄스 체제로 깃발을 바꿨다. 최 코치는 그래서 미국 생활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고 말한다. 최 코치는 199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한 뒤 컵스, 플로리다, LA 다저스 등을 거치며 MLB에서도 장타력을 과시한 슬러거다. 미국식 환경을 잘 안다. 몸으로 터득한 자산이다.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최 코치는 “감독님, 수석코치님, 투수·타격 파트 모두 많은 미팅과 대화를 하고 있다. 운동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 감독님과 수석코치님이 원하는 매뉴얼, 운동 방향성, 환경이 잘 만들어지는 것 같다. 얼마 안 됐지만 그런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면서 “미국에서 야구를 해봤기 때문에 그것을 기억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감독님이 원하는 운동과 환경을 이야기하면서 하나씩 맞춰가고 있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최 코치는 이처럼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천천히 지도자로서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이 보이기에 흥분도 된다. 최 코치는 “가장 쉽게 말씀드리면, 2007년도에 한국에 왔을 때 그때 어린 선수들이 김선빈 안치홍이었다. 지금은 베테랑들이고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그런데 그때 당시의 그들과 지금 어린 선수들 비교했을 때 (기량에) 사실 차이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자원들을 눈앞에 두고 있기에 최 코치의 책임감도 더 막중하다. 최 코치는 “지금까지 어린 선수들은 많은 훈련량을 가져갔다.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그런 야구를 했다. 지금은 훈련량보다는 좀 더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게 좋은 환경과 방향을 코칭스태프에서 제시를 하고 있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열렸다. 이것만 해도 엄청난 찬스다. 선수들이 경험을 하면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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