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범근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암동, 한준 기자] "하루 전 오후까지도 취소를 고민했다. 아이들의 꿈 때문에 결정했다. 와주셔서 감사하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제32회 차범근 축구상이 개최됐다. 1988년부터 차범근 축구상을 개최해온 차범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최근 각종 행사와 모임이 취소되는 가운데 시상식 취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요즘, 그것도 모자라 역대급 한파로 춥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팀들과 전 어제 오후까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취소를 해야 하나 걱정에, 많은 사람들과 의논했습니다."  

"솔직히 오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우리 수상자를 생각하며 쉽게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비가 와서 소풍이 취소되면 말할 수 없이 낙담하고 속이 상했죠. 해마다 두 번씩 하는 소풍도 그정도인데, 이 순간을 기다리는 수상자들의 마음이 오죽할까 생각에 여기저기 묻고 준비를 했습니다. 조금 불안하겠지만 이렇게 오셨으니 마음껏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날 시상식에는 1970년대 당시 독일 무대로 진출하면서 유럽 축구를 배워 한국으로 가져오겠다는 육성이 흘러나왔다.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울컥했다는 차범근은 "선수로 생활하는 과정에 보고 교훈 얻은게 많아서 그말을 했다. 많은 어려움 있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게 위로도 되고 고맙다"며 한국에 돌아온 뒤 꾸준히 차범근 축구상을 열어 한국 축구 유망주를 지원해온 과정에 보람됐다고 했다.

차범근은 2017년부터 차범근 축구상 수상자들로 구성한 팀차붐과 여름방학 기간인 8월에 독일 원정 훈련 및 친선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포지션별로 보다 세밀한 개인 능력을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는 차범근은 차범근 축구상과 팀차붐 독일 원정이 실제로 한국의 재능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4회째 가는데 같은 연령에서 하면 우리가 좀 낫다. 우리보다 위 연령을 하는데 1살 많으면 좋은데 2살많으면 체급 비슷해도 어렵더라. 여러가지 느낀게 많다 신체적 조건만 갖고 따질건 아니다. 그동안 우리가 추구한 장래성을 보고 선수를 뽑았는데 수상자들이 대부분 대회 실적 낸 선수라 딜레마가 있다. 해마다 장래성 있는 선수 뽑는데 좀더 공정할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특히 올해는 포지션 전문성을 살리면서 많은 지도자들, 축구인, 전문가들을 통해서 걸러주는 작업을 했다. 다른 때보다 자신있다. 이번 수상자들이 지난 30년동안 가장 좋다. 앞으로 훨씬 다양한 포지션에서 선수가 나올 것이다."

차범근은 어린 시절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선수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자신이 그 경험을 안겨주는 일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청소년 대회에 나가서 성장한다. 청소년 시기에 특히 한 경기 한 경기를 통해서, 나도 메르데카 대회를 통해서 완전히 달라졌다. 하루하루 경험하는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를 딛고 행사를 강행하길 잘했다며 웃은 차범근은 "아이들의 꿈때문에 결정했다"며 취재진에게도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재차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이날 열린 제32회 차범근 축구상은 공격수 부문에 김동연(서울대동초), 한석진(제주서초), 김현오(청주FCK), 미드필더 부문에 민태인(PEC유나이티드), 조희우(경기진건초), 김규민(경남남해초), 이언민(경북포철초), 박현민(서울대동초), 고필관(서울신정초), 이재현(청주FCK), 수비수 부문에 김지호(FC서울), 이채한(경남양신초), 최시온(울산현대), 한가온(일산아리), 골키퍼 부문에 조민협(제주서초), 이은석(울산전하초), 여자 최우수 선수 부문에 범예주(전남광양중앙초), 최우수 지도자 부문에 강태석 울산삼호초 감독이 수상했다.

스포티비뉴스=부암동,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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