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과 이정후의 이름, 등번호를 넣어 직접 만든 옷을 입고 키움 훈련장을 찾아온 임시정(왼쪽)-왕훈열씨. ⓒ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 왼쪽부터 대만 현지 팬 샘-자크-왕훈열-임시정 씨. ⓒ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이정후 선수 보러 왔어요!", "김하성 선수 더 가까이 볼 수 있나요?"

키움 히어로즈가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대만 가오슝 국경칭푸야구장. 키움 선수들이 첫 훈련을 시작한 지난 1일부터 야구장 정문 입구에는 대만 현지팬들이 선수들을 보기 위해 모여 있다. 첫날에는 30명에 가까운 팬들이 몰려들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야구장을 찾아오는 팬들이 있다.

구단 관계자는 "국제대회를 통해 대만 경기를 보면서 한국 선수들을 알게 되거나 KBO리그 경기를 보면서 한국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18년 대만 투수인 왕웨이중이 NC에 입단하면서 당시 KBO리그 경기가 대만 TV를 통해 중계된 바 있다.

칭푸야구장 앞에서 만난 여성 팬 두 명은 나란히 등에 김하성, 이정후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후드집업을 입고 있었다. 각각 그 선수들을 좋아해 직접 만든 옷. 그리고 가방도 있었다. 이들은 김하성과 이정후에게 선물과 편지를 주기도 했다.

대학생 왕훈열 씨는 "이정후의 팬이다.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 처음 봤는데 얼굴도 잘생기고 야구를 잘해서 팬이 됐다. 기회가 되면 한국 야구를 보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자크라는 남성은 "2017년에 이정후 선수가 타이난에서 훈련할 때 처음 봤다. 야구를 잘하고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멋있었다"고 인연을 밝혔다.

김하성의 이름을 등에 새긴 임시정 씨는 "프리미어 12에서 봤는데 야구를 잘 하더라. 김하성 선수가 미국에 간다면 응원하겠지만 멀어져서 슬플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하성, 이정후 등 키움 선수들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온라인에서 친분을 쌓다 이날 처음 모였다고 했다.
▲ 키움 선수단이 타는 버스 앞에서 선수들을 보고 있는 대만 현지 팬들. ⓒ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키움과 더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팬도 있었다. 키움은 2013년부터 2군 캠프를 타이난 원동대학교 야구장에서 치르고 있다. 원동대학교를 다니던 샘이라는 남성은 "매년 히어로즈가 올 때마다 경기를 보러 갔다"며 오래 전 윤영삼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2군 매니저에게서 받은 히어로즈 야구모자도 쓰고 있었다.

많은 관심을 받은 이정후는 "처음 공항에 도착했을 때 10~15명의 팬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대만이 야구를 좋아하는 나라긴 하지만 한국 야구를 이렇게 잘 알 줄은 몰랐다. 아마 프리미어 12에서 보셨을 거다. 그리고 내가 2017년 APBC에서 대만과 경기 때 결승타를 쳤었다(웃음)"고 말했다. 

이어 "대만 팬분들이 열정적이면서도 질서정연하다. 동시다발적으로 몰려드는 게 아니라 한 분이 내 앞에 사인을 받으려고 서면 그 뒤에 일렬로 줄이 생기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한 사인을 많이 해드리려고 했다"며 대만 팬들에게 받은 인상을 밝혔다.

키움은 한국에서 멀지 않고 다른 나라에 비해 야구장 환경이 잘 갖춰진 대만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캠프를 차릴 계획을 갖고 있다. 7일에는 대만 유력지인 '자유시보'에서 취재도 올 예정. 키움의 캠프가 가오슝시의 연례 인기행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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