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왼쪽)과 키히라 리카 ⓒ 목동아이스링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조영준 기자] "같은 코치 선생님 밑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데 제가 지치고 힘들 때 (키히라 선수의 연습을) 보면서 좋은 자극이 됩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여자 피겨스케이터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만났다. 유영(16, 수리고 진학 예정)과 키히라 리카(18, 일본)는 피겨스케이팅 지도자인 하마다 미에(60, 일본) 코치 밑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유영의 지도자는 미국의 타미 갬빌 코치와 하마다 코치다. 그는 자신의 훈련 절반은 미국 콜로라도주스프링스에서 갬빌 코치와 함께한다. 나머지 절반은 일본 오사카에서 하마다 코치의 지도를 받는다.

유영은 어린 시절부터 트리플 악셀과 4회전 점프를 종종 연습했다. 그러나 매 시즌 대회 준비에 분주했고 고난도 점프에 대한 도전은 뒷순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하마다 코치를 만난 유영은 트리플 악셀 연습에 집중했고 어느덧 한 단계 성장했다.

▲ 유영 ⓒ 목동아이스링크, 곽혜미 기자

올 시즌 유영은 국제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에 출전한 유영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공식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최초로 깨끗하게 뛰는 순간이었다.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유영은 지난달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0(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또한 2020년 유스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트리플 악셀은 유영이 찬란하게 비상할 수 있는 날개가 됐다. 1년 사이에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높아진 점에 대해 그는 "하다마 선생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라고 밝혔다.

하마다 코치 팀에는 현 일본 여자 피겨스케이팅 에이스인 키히라가 있다. 지난 시즌 그는 ISU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2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6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0년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81.18점으로 1위에 올랐다.

유영은 아쉽게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하며 73.55점으로 3위에 자리했다. 2위 브래디 테넬(22, 미국, 75.93점)과는 2.38점 차다.

경기를 마친 유영은 "트리플 악셀을 제대로 뛰지 못해 실망스럽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프리스케이팅이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집중하겠다. 프리에서는 꼭 트리플 악셀에 성공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 키히라 리카 ⓒ 목동아이스링크, 곽혜미 기자

키히라는 "유영은 연습 때 안정감이 뛰어나다. 유영의 훈련을 보고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점에 목표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영은) 연습도 성실하게 한다. 그래서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키히라는 유영보다 일찍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국제 대회 경험이 유영보다 많은 것은 물론 트리플 악셀도 유영보다 몇 걸음 앞서 완성됐다. 트리플 악셀 완성도는 물론 국제 대회 경험 등 과제가 많은 유영은 "키히라 선수가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라는 말도 남겼다.

키히라는 "2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2년 연속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유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 개인 최고 점수 경신 및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김연아(30)가 2009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11년 만의 4대륙선수권대회 메달에 대해 유영은 "메달은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 클린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8일 열린다.

스포티비뉴스=목동,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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