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내 부족한 좌타 내야수로 일익이 기대되는 채태인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잘 나가는 야구선수였다. 그러나 한 번 바닥도 찍어봤다. 그리고 남은 시간이 생각보다 넉넉하지 않다. 그래서, 올해 SK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3총사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마운드의 ‘에이스’였던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가 각각 더 큰 무대로 떠난 SK는 올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빈손으로 끝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지난해보다 떨어지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내심 기대를 거는 구석도 있다. 팀의 약점에 요소요소 추가한 베테랑들이다. SK는 이들이 최소 2년은 즉시전력감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영입에 나섰다. 

SK는 2차 드래프트에서 우완 불펜 김세현(33), 베테랑 좌타 내야수 채태인(38)을 데려왔다. 이어 kt와 트레이드를 통해 우타 내야수 윤석민(35)도 추가했다. 모두 한창 좋았을 때는 올스타급 선수로 활약한, 자기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지난해 성적이 부진했고, 팀 내 입지가 축소된 끝에 SK의 손을 잡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넥센(현 키움) 소속이었던 2016년 36세이브를 기록한 김세현은 지난해 KIA에서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kt 소속이었던 윤석민도 63경기에서 타율 0.231을 기록한 채 자리를 잃었다. 세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채태인도 세대교체 바람 속에 59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에 나오거나 트레이드에 응했다는 점에서 좁아진 입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래서 절박하다. 재기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 염경엽 SK 감독은 “세 선수가 모두 준비를 잘했다. 한 번 실패를 겪고 팀을 바꾼 선수들이다.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해야 할 것을 알고 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는 모두 키움 유니폼을 입은 경력이 있고,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좋은 성적을 냈다는 공통점도 있다. 염 감독이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 기대가 걸린다.

김세현은 7일(한국시간) 불펜피칭에서 좋은 구위를 과시했다. “힘이 있었다, 지금 시기치고는 좋았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SK는 김광현의 공백을 메울 ‘1순위’ 선수로 김태훈을 지목하고 있다. 불펜 필승조 하나가 빠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염 감독은 김세현과 김택형으로 그 공백을 메운다는 생각이다. 염 감독은 몸만 정상이라면 김세현이 충분히 셋업맨 몫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 SK는 구원왕 출신인 김세현이 셋업맨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SK와이번스
채태인과 윤석민은 코너 내야에서 대기한다. SK는 1루에 제이미 로맥, 3루에 최정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다. 그러나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두 선수는 방망이가 잘 맞지 않을 때도 쉴 수가 없었고 이는 SK 타선의 기복과 후반기 약세로 이어졌다. 이제는 채태인 윤석민이 가세하면서 적어도 타격에서의 백업은 훨씬 더 강해졌다. 

이진영 타격코치도 "베테랑답게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었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는 기대 이상이다. 기존 선수들과 경쟁을 하면서 팀에도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클 어린 야수들 사이의 징검다리 몫을 해준다면 금상첨화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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