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서울 삼성 썬더스 경기.

낯설었다. 보통 북적이던 매표소 앞이 한산했다. 매표원에게 좌석 가격 묻는 너댓 명만이 눈에 띌 뿐 경기 시작 15분 전에도 '줄'은 형성되지 않았다.

관중석이 텅 비었다. 곳곳이 빈자리였다. 플레이오프 막차 싸움 변수가 될 경기였지만 찾은 팬은 소수였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평소 70% 수준"이라며 입맛을 다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파장이 체육계에도 손을 뻗었다. 스포츠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취소 이전 연기 줄줄이…"대응에 총력전"

국내외 가리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에 경기 취소, 장소 이전, 관중 급감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뿐 아니다. 세계 체육계가 홍역을 앓는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나서는 중국 클럽 모든 경기 일정을 4월 뒤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AFC 결정에 모조리 한두 칸씩 밀렸다. 애초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베이징 궈안이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4월 28일로 미뤄졌다.

이 경기를 비롯해 국내 프로 팀과 중국 클럽이 맞붙는 4경기가 모두 연기됐다.

16강전도 순연됐다. 오는 5월 26~27일 예정이던 16강 1차전은 6월 16~17일로, 6월 16~17일 계획된 2차전은 6월 23~24일로 각각 늦춰졌다.

▲ 한국 여자 농구 대표 팀은 애초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경기 장소를 옮겼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스페인과 C조 예선 1차전을 치르는 박지수(왼쪽)
도쿄 올림픽도 신종 코로나 영향권이다. 차질이 생겼다. 개막을 약 5개월 앞둔 상황. 예선부터 스텝이 엉켰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은 도쿄 올림픽 종목별 예선 개최권을 갖고 있다. 하나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한국이 출전하는 여자 농구 최종예선이 대표적이다. 개최 일정을 유지하는 대신 장소를 광둥성 포산에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옮겼다.

여자 축구도 마찬가지. 아시아 최종 B조 예선이 2차례 장소 변경을 거치는 진통 끝에 호주에서 열린다.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역시 비상이다. 세계육상연맹(WA)은 오는 3월 중국 난징에서 치르려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달 말 중국 하이난성 링수이에서 계획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 대회인 2020년 중국 마스터스도 추후 연기됐다.

◆프로 스포츠도 '긴장'…"최선 다해 최악 피해야"

프로 스포츠는 예의주시 모드다. 특히 동계 스포츠 두 축인 프로 농구, 프로 배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두 종목은 외부와 차단된 실내에서 수천 관중이 모인다. 이 탓에 위기감이 크다. "경기장을 찾은 팬 가운데 감염자가 나오는 최악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 프로 농구 구단인 서울 SK 나이츠는 지난 1일부터 입장 관중에게 마스크를 무상 제공하고 체온 측정을 시행하고 있다. ⓒ KBL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시나리오를 미연에 막고자 구단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잠실학생체육관을 안방으로 쓰는 서울 SK 나이츠는 지난 1일부터 행동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농구연맹(KBL), 구단 지정병원인 9988병원과 공조해 입장 관중 체온 측정, 마스크 무상 제공, 손 세정제 비치 등을 시행했다.

아울러 신체 접촉이 생기는 관중 참여형 이벤트도 잠정 중단했다. SK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코트 아나운서 이벤트를 제외하곤 모두 중지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밖에도 전자랜드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열감지기 3대를 관중 출입구와 매표소에 설치해 관중 발열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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