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형이 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목동 아이스링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조영준 기자] 다른 종목과 다르게 피겨스케이팅은 장신 선수들이 고전하는 종목이다.

점프를 뛸 때 무게 중심이 위로 올라가고 키와 몸무게를 지탱하는 힘이 클수록 부상 위험도는 크다. 아시아 선수들이 유독 피겨스케이팅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남자 싱글 선수 가운데 무려 186cm가 되는 '장신 스케이터'가 있다. 이시형(20, 고려대)은 국내는 물론 국제 대회에 출전해도 최장신 스케이터가 될 때가 많다.

이시형은 지난해 9월 라트비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려움을 이기며 꾸준하게 노력해온 그는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9월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에서는 6위에 머물렀다. 이시형은 아무리 완벽한 경기를 해도 4회전 점프가 없으면 메달권 진입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해 꾸준하게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연습한 그는 왼쪽 발목 부상이 생겼다.

이 여파는 계속 이어졌고 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까지 영향을 줬다. 그는 이날 열린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3.35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33.65점을 합친 67점을 받았다.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착지가 흔들린 그는 개인 최고 점수인 77.3점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이시형은 믹스드존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에는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좋았다. 그런데 왼발 부상이 생기면서 성공률이 떨어졌다. 오른쪽 발도 염증이 생겨서 힘들었는데 실수한 결과를 보완해서 다음 경기를 대비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쿼드러플 살코를 연습 중이라고 밝힌 그는 "6차 대회에서 6위를 한 뒤 아무리 잘해도 4회전 점프가 없으면 역전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다음 시즌에는 더 열심히 연습해서 들고나올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키는 다른 종목과 비교해 작은 편이다. 그러나 이시형은 무려 186cm다. 키가 큰 점에 대해 그는 "1년 휴식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부쩍 컸다. 170cm 중반이었을 때는 180cm가 넘으면 스케이트를 못 타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새 180cm를 넘었다. 그때는 185cm가 되면 피겨스케이팅을 그만두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 이시형 ⓒ 목동 아이스링크, 곽혜미 기자

거침없이 쑥쑥 자란 이시형은 186cm가 됐다. 그는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겠다고 다시 마음을 먹었다. 그렇지만 힘든 것은 사실이다. 상황에 맞게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맏형 이준형(24)은 이시형에 대해 "몸 관리가 철저한 후배"라며 칭찬했다. 이시형은 "(이)준형이 형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갈 나이인데 여전히 스케이트를 타는 것을 보면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선배다"라며 선배 이준형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냈다.

후배 차준환(19, 고려대)에 대해서는 "(피겨스케이팅 서바이벌 TV 프로그램인) 키스앤크라이를 봤는데 어린 (차)준환 선수를 봤다. 조그만 아이가 정말 잘한다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타지에서 훈련하는데 그런 점을 보면 배울 게 많다"라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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