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오슝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키움 외야수 이정후(왼쪽)가 라이브 피칭에서 투수 공을 지켜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2)는 리그 4년차 선수지만 당당하게 팀의 주전을 꿰차고 있고 리그에서도 인정받는 '슈퍼 스타'다.

이정후가 1군 스프링캠프를 낯설게 느끼는 것은 그래서 놀라운 일이다. 7일 가오슝 캠프에서 만난 이정후는 "신인 때 이후로 캠프 스케줄을 그대로 소화하는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2018년에는 개인 훈련을 하다 덤벨에 손가락이 찍혀 재활해야 했고, 지난해는 어깨 수술 후 애리조나 캠프지에서 재활에 매진했다.

올해만큼 건강하게, 남들과 똑같이 캠프를 치르는 것은 2017년 입단 때 이후 처음인 셈이다. 특히 "신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잘하고 싶었다면 계획, 목적을 뚜렷하게 가지고 개막전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처음"이라는 것이 이정후의 설명. 그래서 올해 캠프 훈련이 이정후에는 더욱 특별하다.

이정후는 "아직 컨디션을 어떻게 끌어올려야 하는지, 개막전에 맞춰 어떻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지가 모두 처음이다. 다행히 코치님들이 많이 배려해주셔서 스케줄 나오는 대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몸상태도 좋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에서 같은 방을 쓰고 있는 김하성도 이정후를 편하게 해주고 있다. 이정후는 "원래 하성이 형이 (김)민성 선배와, 내가 (고)종욱 선배와 룸메이트였는데 동시에 룸메이트가 이적하면서 같이 쓰게 됐다. 하성이 형이 정말 잘 챙겨준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 그런데 방에서 야구 이야기는 잘 하지 않고 게임을 많이 한다"며 웃었다.

▲ 이정후(왼쪽)와 키움 신인 박주홍이 야간 훈련 중 대화하고 있다. ⓒ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이정후는 "이번 캠프에서 타구 스피드를 높이고 싶다. 겨울 훈련 때도 타구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히팅 타이밍을 앞으로 당기려고 노력했다. 나는 공인구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도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라, 올 시즌을 치러보고 결과에 따라 타격폼도 한 번 바꿔보면서 내 야구를 정립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도도 있었다. 이번 겨울 투수 김상수의 추천으로 필라테스를 시작한 것. 이정후는 "마침 필라테스 학원이 집 근처라 시작했는데 안 쓰던 근육을 쓰니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야구가 한쪽을 많이 쓰는 운동인데 몸의 균형이 잡힌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이정후는 마지막으로 "2018년 시즌 중간에 아시안게임까지 치르면서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느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니 시즌 막판에 타율이 많이 떨어졌다. 올해도 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만약 차출이 된다면 많은 경기에 나서게 된다. 2018년에는 무조건 강하게만 밀어붙였다면 올해는 강약조절도 잘 하면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매 시즌을 치를수록 완전체가 되어가는 이정후. 하지만 스스로는 많은 것이 새로운 도전이고 모험인 만 21살의 선수다. 새로운 시도에 주저함이 없는 이정후는 올 시즌 어떤 놀라운 성장으로 야구 팬들을 다시 즐겁게 해줄까. 그의 2020시즌에 관심이 모인다.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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