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쾌조의 컨디션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문승원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한 단계 더 성장한 투수가 되겠다”는 다부진 각오는 말로 그치는 게 아니었다. 문승원(31·SK)은 몸으로, 그리고 구위로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공석이 된 SK 토종 에이스를 향한 본격적인 시동도 걸었다.

문승원은 9일(한국시간) SK의 전지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4일 40구, 7일 40구에 이어 이날은 50구로 개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두 번의 불펜피칭에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았던 문승원은 이날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입을 벌어지게 하는 구위를 선보이며 쾌조의 컨디션을 증명했다.

“불펜 피칭을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적어도 “몸을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끼지 않아도 될 법한 불펜피칭이었다. 문승원은 이날 패스트볼은 물론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포수 미트로 들어오는 공에서 힘을 느낄 수 있었음은 물론 일관적인 밸런스에서 꾸준히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SK 관계자들은 “당장 개막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흐뭇한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문승원의 훈련을 돕기 위해 타석에 직접 선 이재원, 공을 받은 이현석도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좀처럼 자기만족을 모르는 문승원 또한 이날 투구 후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고 총평하면서 “하루하루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서 좋은 부분이 있다. 초반에는 끊어 던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점점 홈플레이트로 가져가는 느낌이 있었던 것이 괜찮았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 3년간 SK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꾸준히 힘을 보탠 문승원은 지난해 26경기에서 11승7패2홀드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5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3년간 성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문승원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물론 식이요법까지 곁들이며 2020년 일을 내보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상황에서 SK는 모든 선수들이 그 공백을 나눠들어야 한다. 구단이 여전히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굳게 믿는 문승원에게도 큰 기대가 걸린다. 이제 경험을 충분히 쌓았고, 지난해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등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문승원이다. “이제는 폭발할 때가 됐다”는 기대감이 지배하고 있다.

마운드 위는 물론 그라운드 밖에서도 존재감이 커진다. 투수조장인 정영일을 대신해 임시 투수조장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박종훈 김태훈과 투수조 분위기를 리드하는 리더 중 하나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김광현의 공백을 지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문승원의 스프링캠프는 “힘을 합쳐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또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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