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전향을 준비하고 있는 김태훈은 김광현의 가장 유력한 대체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에이스는 떠났지만, 팀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선수들의 오디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단 경쟁률은 5대1이다.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1차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SK의 최대 화두는 선발 로테이션이다. SK는 지난해 로테이션을 이끌었던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가 모두 더 큰 무대의 러브콜을 수락했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한 가운데, 박종훈 문승원까지는 로테이션 합류가 확실시되는 상황. 나머지는 한 자리다.

염경엽 SK 감독은 5명을 후보로 두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선수는 좌완 김태훈(30)이다. 김태훈은 최근 2년간 팀의 불펜에서 핵심적인 몫을 수행했다. 그러나 원래 포지션은 선발에 가깝다. 염 감독도 지난해 “나중에 김광현이 팀을 떠나게 된다면 대체 1순위는 김태훈을 준비하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구상대로 김태훈이 우선권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좌완이라는 점에서도 가산점이 있다. 앞선 선발 4명은 모두 우완이다. 

김태훈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의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가벼운 수술이라 재활은 일찌감치 끝났다. 1월에는 먼저 미국으로 들어와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하는 등 충실하게 선발 전환을 준비했다. 미국식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스스로도 “운동이 끝나면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오프시즌 중 운동을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다만 김태훈이 무혈입성을 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은 거쳐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김태훈까지 총 5명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우완 이원준(22), 사이드암 김주한(27), 그리고 김태훈과 같은 좌완인 백승건(20) 오원석(19)이 경쟁자들이다.

이원준은 구위 자체만 놓고 보면 팀 내에서도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50㎞를 던질 수 있는 강속구 유형의 투수다. 팀에서 애지중지하는 유망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팔 각도를 수정했고, 그 덕에 공이 넘어오는 과정이 매끄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닝소화와 지구력은 이미 2군에서 충분히 증명했다. 

김주한은 다크호스다. 이번 베로비치 캠프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로 손꼽힌다. 준비 과정 자체는 코칭스태프에서 박수를 칠 만큼 성실하게 훈련했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눈에 띌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염 감독은 “선발이 안 되더라도 롱릴리프로 활용할 것”이라며 김주한의 전략적 비중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백승건 오원석은 미래 자원이다. 지난해 신인으로 가능성을 내비친 백승건은 올해 선발 한 자리에 도전한다. 경기 운영 능력이 좋고 제구에서도 나름의 합격점을 받은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 신인 오원석도 미래를 내다본 자원이다. 아직 체구를 더 불려야 하는 과제는 있지만, 유연하고 감각이 좋다. 1군에서 선발로 뛰지 못한다면 2군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 가능성이 높다.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는 얼핏 하나로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도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할 이유가 있다. 김태훈은 선발 전향 첫 시즌이다. 풀타임을 뛴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염 감독도 "3경기 정도 뛰고, 상태를 보고 1군 엔트리에서 빼 열흘 정도 휴식을 줄 수 있다. 그 사이에 들어갈 선발투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경쟁을 펼치는 선수는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도 시즌 중간에 얼마든지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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