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수 ⓒ 대한민국농구협회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을 꿈꾸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 팀이 중국에 고개를 떨궜다.

올림픽 티켓을 자력으로 쥐지 못했다. 이어 열리는 스페인-영국 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은 9일(이하 한국 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알렉산드라 니코리치 홀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C조 중국과 세 번째 경기에서 60-100으로 졌다.

전반을 24-47로 마쳤다. 23점 차로 크게 뒤진 채 첫 20분을 마무리했다.

8일 영국 전 후유증이 남아 있는 듯했다. 전날 혈투를 치르고 백투백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발걸음이 무거웠다.

리유에루-샤오팅-리멍 등 중국 장신 라인업 움직임에 좀체 반응하지 못했다.

전반 야투율이 30%에 그쳤다. 외곽슛 성공률도 25%에 머물렀다(3/12). 외곽 라인 밖에서 부드러운 슛 터치를 보인 강아정(11득점) 정도를 제외하면 뚜렷한 득점 루트가 눈에 띄지 않았다.

볼 배급 자체에 애를 먹었다. 중국 1선 강한 압박에 스틸을 5개나 뺏겼다. 박지수 홀로 고군분투하는 로 포스트에서도 열세가 보였다. 첫 20분 동안 중국에 리바운드 26개를 내줬다(한국 17개).

한국은 컷 인 타이밍, 헬프 수비 들어가는 속도가 현저히 느렸다. 속공 기회서도 트레일러로 따라붙는 선수가 소수였다. 중국 선수 가벼운 펌프 페이크에도 쉽게 점프했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증거였다.

박지수 역시 홀로 1대1 포스트업하는 경우가 잦았다. 확률이 낮았다. 키 205cm에 이르는 중국 센터 한슈에게 번번이 막혔다.

한슈는 박지수를 상대로 10득점 7리바운드를 챙기며 팀이 전반 리드를 가져가는 데 크게 한몫했다.

▲ 박혜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후반 흐름도 비슷했다. 3쿼터 초반 리멍이 연속 외곽포를 꽂았다. 스코어가 24-53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3쿼터 시작부터 약 4분간 1득점 빈공에 그쳤다. 슛이 계속해서 짧았다.

25-57로 끌려가던 3쿼터 3분 45초쯤 강아정이 중국 코트 오른쪽에서 3점슛을 넣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김단비가 또 한 번 외곽포를 가동했다. 이후 코트 정면에서 드리블 돌파로 레이업을 올려놨다. 득점 갈증을 풀어 주는 연속 5득점.

한국은 투혼을 발휘했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트랩 수비를 걸었다. 공격에서도 김단비 박혜진이 돌파로 활로를 열며 공간을 창출했다. 이 공간을 강아정과 배혜윤 김한별이 차곡차곡 점수로 연결했다.

그러나 점수 차를 좁히는 데엔 실패했다. 중국은 위기마다 드리블 스피드가 뛰어난 리멍과 높이를 지닌 한슈를 앞세워 달아나는 점수를 챙겼다. 3쿼터 내내 점수 차를 24점 이상으로 유지했다. 

결국 44-71로 3쿼터를 마쳤다.

발이 무뎌지는 시간이 왔다. 3쿼터 마지막 힘을 짜낸 한국은 4쿼터 들어 급격한 경기력 저하를 보였다. 팀 스코어가 44점에 묶이는 동안 중국에 연속 13점을 뺏겼다.

50-90로 크게 뒤진 4쿼터 5분 2초께 중국 속공 점수가 나왔다. 42점 차. 한국 이문규 감독은 주전 5인을 빼고 그간 뛰지 않은 식스맨을 대거 기용했다. 사실상 이때 승세가 중국쪽으로 기울었다.

중국에 진 한국은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1승 2패로 마쳤다.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 스페인-영국 전 결과에 따라 올림픽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스페인이 이기면 중국(3승)과 스페인(2승 1패)에 이어 C조 3위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그러나 영국이 이기면 복잡해진다. 스페인과 영국, 한국이 모두 1승 2패로 타이를 이루게 된다. 세 나라 득실점 마진까지 고려한 뒤 본선행 국가가 가려진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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