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분하게 몸을 만든 김광현은 12일부터 세인트루이스 선수로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세인트루이스 공식 인스타그램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작년 이맘때와 비교요? 올해가 훨씬 빠르죠”

올해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맺고 꿈의 무대에 선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8일(한국시간)까지 친정팀인 SK의 캠프에 있었다. SK의 캠프지인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는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 트레이닝이 열리는 미 플로리다주 주피터까지는 차량으로 1시간 남짓의 거리다. 여기에 익숙한 환경이기에 몸을 만들기는 최상의 조건이었다.

1월 내내 일본 오키나와에서 몸을 만든 김광현은 베로비치에서 총 네 번의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조금씩 개수를 늘려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밸런스가 좋지 않을 때는 유연하게 투구 일정을 바꿔가는 등 각별한 신경을 썼다. 김광현은 SK 선수단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용히 개인 운동을 했다. 

그렇다면 현재 김광현의 몸 상태는 어떨까. 선수들은 김광현의 투구를 볼 기회가 없었지만, 불펜 투구를 관찰한 SK 코칭스태프는 “지금 당장 경기에 나가도 큰 무리는 없을 정도다. 몸을 잘 만들었다. 작년 이맘때보다는 역시 훨씬 페이스가 빠르다”고 입을 모았다. 관계자들은 “라이브피칭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몸을 2월 초에 만들어왔다”고 했다.

김광현은 5일 두 번째 불펜에서 31구를 던졌다. 패스트볼 위주로 투구했고, 포크볼성 투심패스트볼과 커브도 간간히 던졌다. 7일 세 번째 불펜에서는 35구 정도를 소화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조금씩 섞어 가며 전체적인 구종 컨디션을 점검했다. 9일 베로비치에서의 마지막 불펜 투구에서는 40구를 조금 넘겨 던졌다. 캠프로 넘어가기 직전인 만큼 전력 피칭보다는 다양한 것에 주안점을 두고 공을 던졌다.

아직 캠프 전이라 100% 상태는 아니지만, 적어도 100%로 가는 과정 자체는 좋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제 베로비치를 떠난 김광현은 12일쯤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첫 불펜 투구를 소화할 예정이다. 일정이 조금씩 바뀌는 터라 아직 앞으로의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김광현은 23일 있을 뉴욕 메츠(스플릿 스쿼드)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도 그런 생각으로 천천히 준비를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KBO 선수들보다 몸을 만드는 게 빠르기도 하지만, 김광현도 시작부터 전력을 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라허티를 비롯, 다코다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 아담 웨인라이트까지 4명의 투수는 로테이션 합류가 사실상 유력한 상태다. 아직 MLB서 보여준 것이 없는 김광현은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캠프에서 강한 인상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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