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규 감독의 계약기간은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까지다 ⓒ 대한민국농구협회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올림픽 티켓을 땄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이문규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선수들의 노력으로 12년 만에 올림픽 진출을 일궜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은 선수 혹사다. 이문규 감독은 2018년 여자농구 사령탑으로 임명된 후 늘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주전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팬들의 비판이 있었지만 바뀐 건 없었다.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2차전 영국전에선 일반 상식의 수준을 뛰어넘는 혹사를 보여줬다. 기용 인원 6명, 3명의 선수가 40분 풀타임을 뛰었다. 허리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 30대 초중반의 베테랑 등 선수들의 몸 상태는 고려되지 않았다.

경기를 본 팬들이 "축하한다"는 말보다 "해도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는 성토를 먼저 한 건 당연했다.

올림픽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1승이 필요했다. 그 1승 상대로 한국이 찍은 건 영국이었다. 스페인과 중국전은 버리고 영국전에 올인한다는 전략 자체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하지만 선수는 소모품이 아니다. 16점 차 이상 앞선 순간이 2, 3, 4쿼터에 나왔다. 여유가 있을 때 주전들에게 2~3분의 쉬는 시간만 줬어도 팬들의 비난이 이렇게 크진 않았을 것이다.

또 영국전에 올인했다고 하기엔 주전들을 스페인과 중국전에 적지 않은 시간 출전시켰다. 특히 경기 초반부터 승패가 크게 기운 스페인전에서는 주전들을 더 아낄 수도 있었다.

▲ 무리한 출전시간에도 선수들은 제 몫을 해내며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 대한민국농구협회
최종예선을 마친 선수단은 대회가 열린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독일 뮌헨을 거쳐 11일 오후에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다. 당초 아침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현지 기상 악화로 비행편이 취소됐다. 대한농구협회는 급히 대체편을 구해 예정된 11일에 선수단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돌아온 선수들은 곧바로 소속 팀에 복귀한다. 부상 중인 선수들은 재활과 휴식이 필요하다. 2020 도쿄올림픽에 나갈 선수 명단이나 앞으로 훈련일정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팬들의 관심은 이제 이문규 감독의 거취다. 이문규 감독은 지난해 5월 대표팀 감독에 재신임 됐다.

계약 기간은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까지다. 대한농구협회관계자는 이문규 감독의 계약과 관련해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면 상황이 달라지는 조건들이 있다. 계약서 내용을 자세히 봐야 한다"며 "올림픽 진출권을 땄기 때문에 그대로 갈수도 있지만, 감독을 다시 뽑는 과정이 있을 수도 있다. 일단 감독이 한국에 오면 계약 내용을 보면서 얘기해야할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문규 감독의 선수 혹사 논란에 대해선 "비난 여론을 알고 있다. 이문규 감독과 코칭스태프, 임원들도 잘 알고 있다. 한국에 오면 얘기를 나눠볼 것이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여자농구 인기 부흥이라는 책임감 아래 투혼을 불태웠다. 영국전에선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목표하던 1승을 따냈고 올림픽 티켓도 손에 넣었다.

하지만 12년 만에 올림픽에 나가고도 모든 이슈가 이문규 감독의 선수 혹사 논란에 집중되고 있다. 몇 년 째 반복되는 여자농구 대표팀의 혹사 논란. 대한농구협회와 이문규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