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 좀비' 정찬성(사진)이 달라졌다. ESPN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페더급 챔프는 쉬운 상대"라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정찬성(32, 코리안좀비MMA)이 달라졌다.

링 안팎에서 적극성이 높다. 장외전도 열심이다.

정찬성은 11일(이하 한국 시간) ESPN '아리엘 헬와니 MMA쇼'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했다.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격투기 전문 기자와 인터뷰. 거리낌없었다. 곧장 UFC 페더급 챔프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2, 호주)를 호출했다.

"볼카노프스키를 원한다. 진심으로 (옥타곤에서) 만나고 싶다. (눈을 비롯한)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 적지인 호주도 상관없다"고 힘줘 말했다.

쿵짝이 맞는다. 최근 볼카노프스키도 '코좀'을 누차 거론했다. 언론, SNS 가리지 않고 입에 올렸다.

지난달 15일 BJ펜닷컴과 인터뷰에서 "예나 지금이나 페더급은 혼란스럽다. 얼마 전만 해도 자빗 마고메드샤리포프가 도전자로 유력하더니 요즘은 정찬성이 '핫'하더라. 프랭키 에드가를 단숨에 고꾸라뜨렸다"고 포문을 열었다.

▲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왼쪽)는 지난해 12월 UFC 245에서 맥스 할로웨이를 꺾고 페더급 챔프에 올랐다.
본심은 뒤에 꺼냈다.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정찬성에게 날렸다.

"분명히 경고한다. 에드가와 붙을 때처럼 (무턱대고) 전진하다간 내 오른손 훅이 턱에 꽂힐 것이다. 내 앞에서도 (부산에서처럼) 가드 내리고 접근하면 순식간에 KO 당할 거다."

SNS 업데이트도 지극정성. 올겨울 내내 타이틀전 상대를 물색했다.

"벌써 1월이 다 갔다. 그럼에도 현재 확실한 컨텐더가 눈에 띄질 않는다. 정찬성이 2연승해서 떠오르고 있다는데 글쎄. 아직 자격이 부족하다. 빨리 한 명 더 잡아서 자격을 갖추라"며 도발성 트윗을 남겼다.

헬와니는 정찬성에게 볼카노프스키 트윗이 기분 나쁘진 않았는지 물었다.

정찬성은 고개를 저었다. "볼카노프스키도 나와 싸우고 싶으니까 그런 얘길 꾸준히 하는 게 아니겠나. (무시한다는 느낌보다는) 어떤 (대립) 구도를 만드는 작업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와골절 치료는 잘되고 있는지 물음에는 "수요일(오는 13일)에 마지막으로 의사를 만나기로 했다. 그때 수술을 할 건지 (약물 치료로 갈 건지) 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의사 말로는 수술은 안 해도 될 거라고 하더라. 대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 혹 하더라도 (긴 공백기가 필요한) 큰 수술은 아닐 거로 보인다. 몸 상태는 문제없다. 볼카노프스키만 준비되면 난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 ESPN 격투기 전문 기자 아리엘 헬와니와 정찬성, 정찬성 소속사인 AOMG 대표 박재범(왼쪽부터)이 11일(한국 시간) 화상 대담을 나눴다. ⓒ ESPN 아리엘 헬와니 MMA쇼 팟캐스트 방송 갈무리
지난해 12월에는 안방에서 싸웠다. UFC 부산 대회에서 에드가를 경기 시작 3분 18초 만에 펀치 TKO로 눕히고 포효했다.

헬와니는 이 점을 상기한 뒤 "만약 타이틀전이 잡혔다고 치자. 볼카노프스키 홈인 호주에서 경기가 열린 데도 수락할 생각인가" 물었다.

정찬성은 단호했다. 깜짝 통역으로 나선 소속사 대표 박재범이 필요없는 유일한 순간.

"물론이다. 어디든 상관없다(Yes, anywhere)"며 씩 웃었다.

에디 차 코치를 향한 강한 믿음도 드러냈다. 

"(차 코치가 운영하는) '파이트 레디' 체육관은 진정 세계 최고다. 그간 미국을 많이 와봤지만 여기만큼 잘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쭉 함께하기로 했다. 이젠 파이트 레디가 아니면 경기 준비를 (아예) 못할 것 같다."

유머 아닌 유머도 발휘했다. 댄 이게(28, 미국) 관련 질문에서 실소가 터졌다.

지난 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UFC 247에서 이게는 머사드 베틱을 눌렀다. 경기 뒤 링 인터뷰에서 앞으로 계획을 귀띔했는데 여기서 정찬성 이름이 언급됐다. 

"난 상대 영혼을 (철저히) 뺏어오는 걸 즐기는 파이터다. 영혼이 충만한 코리안 좀비와 싸우고 싶다"고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 정찬성은 커리어 두 번째 UFC 타이틀전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까.

헬와니가 "만약 볼카노프스키와 틀어지면 이게와 싸울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정찬성 대답이 걸작이었다. "난 그가 누군지 모른다. UFC 247에선 존 존스와 도미닉 레예스 타이틀전밖에 못 봤다"며 웃으며 말했다.

성사 확률만 보면 볼카노프스키-맥스 할로웨이 리턴 매치가 더 높다. 헬와니도 이 점을 꼬집었다.

정찬성도 스타 파이터이긴 하나 할로웨이 상품성이 더 크기에 현 챔프의 타이틀 1차 방어전 블루 코너를 뺏길 가능성이 적잖다.

정찬성은 "아니다. 누가 그 경기를 다시 보려 하겠는가. 아무도 없을 거다. 너무 재미가 없었다. 볼카노프스키 파이팅은 지루하다. 최근 두 경기서도 그랬다. 할로웨이, 조제 알도와 싸웠을 때 정말 재미없었다. 하지만 난 다르다. 직전 2경기 모두 화끈한 KO승을 거뒀다"며 UFC가 흥행을 고려한다면 자신을 택할 거라고 반박했다.

헬와니 질문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볼카노프스키 발언을 되짚었다. 

"에드가 전 때처럼 (무턱대고) 전진하면 여지없다. 단숨에 KO 시키겠다"는 챔피언의 말. 정찬성은 어찌 생각하는지 물었다.

"글쎄. 내 생각엔 에드가가 볼카노프스키보다 더 어려운 상대다. 오히려 볼카노프스키가 더 쉬운 상대"라고 말했다.

헬와니가 깜짝 놀랐다. 볼카노프스키는 18연승을 달리는 챔프이며 펀치력도 갖춘 선수라고 재질문했다.

그러자 정찬성은 "지금 에드가를 무시하는 건가. 에드가 역시 두 번이나 챔피언에 오른 강자다. 볼카노프스키 파워는 두렵지 않다. 아무리 펀치력이 좋아도 맞추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내겐 펀치 한 방도 못 맞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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