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9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무려 4개 상을 받는 동안 봉준호 감독의 멋진 수상소감을 한 마디 놓치지 않고 통역했다.
봉준호의 말뿐 아니라 유머와 입담까지 통역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샤론 최의 솜씨는 시상식 이전부터 내내 회자됐다.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부터 아카데미시상식에 이르기까지 10개월 가까이 봉준호 감독의 '입'이자 '창구'가 돼 전담 통역으로 활동하며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각종 인터뷰, 시상식은 물론 TV토크쇼에서까지 통역을 전담했다.
인디와이어가 샤론 최를 두고 "오스카 시즌의 MVP"라며 치켜올렸을 정도다.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무대 뒤에서 열린 매체 단체 인터뷰 시간 마지막 질문으로 샤론 최에게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질문을 한 기자를 향해 "샤론 최가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실 거다. 저도 그녀의 각본이 궁금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봉준호 감독은 그런 샤론 최에게 틈이 날 때마다 감사를 전하며 "언어의 아바타" "언제나 최고다" "거대한 팬덤이 있다" "그녀는 완벽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샤론 최의 나이는 25세, 전문통역사가 아닌 예비 영화감독이며, 한국 국적으로 영화를 전공하며 단편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 장편시나리오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샤론 최는 한국어와 영어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예비 영화감독으로서 봉준호 감독의 발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확하게 표현해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왔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메모 없이도 정확하게 봉준호 감독의 말과 뉘앙스를 영어로 옮기는 모습도 보여준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에서 "통역은 신성하다"는 문구를 살포시 넣었을 정도다. 덕분에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봉준호 감독과 샤론 최가 통역의 신성함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그러나 간단한 프로필 외에 샤론 최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그녀가 통역의 역할에 충실할 뿐 자신의 존재를 애써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샤론 최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함께 인터뷰 요청도 쏟아지고 있지만 어디에도 응하지 않았다. '기생충' 측 한 관계자는 "샤론 최 인터뷰 요청이 이어지는 등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언론 인터뷰 요청을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 제 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을 제외한 '기생충' 팀은 12일 오전 환한 모습으로 금의환향하며 또한 뜨겁게 주목받았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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