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프리킥을 막는 전북 현대 수비벽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위약금 문제로 영입하지 못했던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이 전북 현대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뛰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한 판이었다.

전북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 치렀다. 임대 신분이었던 홍정호가 완전 이적했고 김보경, 쿠니모토, 조규성, 무릴로, 벨트비크, 이수빈 등을 영입하며 우승 전력을 갖춰 출발이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과 180도 다른 경기가 전반부터 나왔다. 공수 연계 속도에서 요코하마에 열세였다. 측면 뒷공간에 자주 노출, 요코하마의 공격 루트로 활용됐다.

전반 32분이 그랬다. 오른쪽 측면에서 나카가와 테루히토가 연결한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엔도 케이타가 오른발로 넣었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나가는 볼을 막지 못했고 이어진 크로스도 차단하지 못하며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요코하마의 공격 방법은 너무 뻔했다. 계속 좌우 측면 뒷공간에서 중앙으로 패스 또는 크로스로 수비를 흔들었다. 37분 김진수의 자책골도 이런 과정에서 나왔다. 미드필드에서의 열세가 위기로 이어져 실점으로 이어졌다. 

알면서도 당한다는 말이 딱 맞았다. 미드필드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경기력도 나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정혁은 패스를 잘 연결하는 미드필더지만, 몸싸움으로 상대를 기를 먼저 꺾고 리바운드 볼을 소유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답답한 경기였다.

후반에는 더 나빴다.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23분 공격형 미드필더 손준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수적 열세에 놓인 뒤에는 더 험난한 길을 걸었다.  

자연스럽게 기성용 생각이 날 수 밖에 없었다. 기성용은 수비진 앞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주면서도 상대와의 경합에서도 쉽게 지지 않는 스타일이다. 볼을 잡으면 상대 수비진이 대형을 갖추기 전에 뿌려주는 패스 타이밍도 일품이다. 전북이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갖췄다.

하지만, FC서울과 우선협상권 문제가 걸리면서 K리그로의 복귀는 어려워졌고 지난 10일 두 구단과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실탄이 있었던 전북 입장에서는 입맛만 다셨다.

요코하마는 골키퍼가 중앙선 부근까지 자주 전진하는 등 공격적인 빌드업을 마다치 않았다. 이 과정에서 후반 35분 조규성이 골을 넣었지만, 시간이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37분 이용의 퇴장으로 9대11로 싸우게 되면서 더 난과이었다. 전북의 패스와 슈팅 정확도가 조금 더 높았다면 조금 더 쉬운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했다.

전북은 요코하마를 비롯해 전력이 좋은 상하이 상강(중국)에 장거리 원정이 부담스러운 시드니FC(호주)와 싸워야 한다. 빌드업 축구를 앞세워 지난해 전북 지휘봉을 잡은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기성용을 영입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하면 원하는 성적인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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