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베로비치에서 있었던 김광현 송별회에서 주장 최정(왼쪽)이 선수단을 대표해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배정호 기자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이런 거 참 부담스러워서 안 했으면 좋겠는데…”

팀 합류 전 친정팀 SK에서 개인훈련을 하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베로비치를 떠나기 전인 지난 8일(한국시간) 하나의 일정을 전달받았다. 바로 오후 6시부터 구단이 선수단 및 프런트 전원이 참석하는 자신의 송별회를 연다는 것이었다. 김광현은 “이런 행사가 부담스럽다. 은퇴하는 선수도 아니지 않느냐”고 손사래를 쳤지만, 구단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다한 뒤였다.

선수단을 대표해 염경엽 감독이 격려의 말을 전했고, 이어 구단이 만든 특집 영상이 방영됐다. 5분 정도의 이 특집 영상에는 지금껏 김광현이 활약했던 장면은 물론, 팬·프런트·코치·동료들의 인사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모두 자신과 김광현의 인연을 추억하면서, 메이저리그(MLB)에서 반드시 성공하라는 기원을 잊지 않았다. 

행사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김광현은 영상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간신히 눈물을 참은 김광현은 행사 후 동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고, 동료들은 꽃길만 걸으라는 의미에서 김광현의 스파이크에 꽃을 넣어 선물을 건넸다. 숙소로 돌아가는 김광현은 “참 이런 걸…”이라면서도 스파이크를 가슴에 꼭 안고 있었다.

이제는 세인트루이스의 공식 일원이 된 김광현이다. 이제 유니폼은 달라졌고, 동료들도 달라졌지만 김광현은 SK와 전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 트레이닝지인 미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김광현은 당시 상황에 대해 “뭔가 은퇴한 선수 느낌이 나더라”고 미소 지으면서도 “지금까지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13년을 같이 한 팀이었고, 언젠가는 돌아가야 하는 팀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지금까지의 기억을 비디오로 시청을 하고,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니까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섭섭함을 감추지는 못했다. 그러면서도 “영영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잘 하고 돌아와야 한다. 내가 들어온 이후에는 하위권에 처진 적이 없었다. 상위권 유지를 잘해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김광현의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쭉 지켜본 박경완 수석코치도 덕담과 당부를 동시에 전했다. 박 코치는 “그 스무 살짜리 꼬맹이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을 나려고 하더라. 신인 때 KIA전 첫 승했을 때 기억, 2007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2007년도 한국시리즈 그 공은 아직도 잊지 못할 공”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박 코치는 “자신도 열심히 노력을 했겠지만, 광현이가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여기 있었던 모든 선수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SK팬들, 크게 봐서는 대한민국 모든 야구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류현진에 버금가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광현은 “올해 성공한 뒤 기회가 된다면 포스트시즌 관중석에서 SK를 응원하겠다”며 2020년 해피엔딩을 바랐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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