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NRG 멤버 문성훈, 이성진, 김환성, 노유민, 천명훈(왼쪽부터). 제공l뮤직팩토리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청춘을 함께한 동료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을 나이에 말이다. 무엇보다 사인이 현재 논란의 중심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결이 비슷해, 더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바로 '한류 원조 아이돌' NRG의 이야기다.

NRG 천명훈이 하늘나라로 간 멤버 고(故) 김환성 추모곡을 공개했다. 천명훈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환성을 추모하는 곡 '그리다 그립다 보고파 가고파'의 일부를 공개했다.

천명훈은 "이 노래는 2018년 5월 NRG로 발매하려고 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던 곡"이라며 "오직 환성이만을 생각해서 만들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환성이와 내가 살면서 이별한 많은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내가 겪었던, 그동안 표현할 수 없었던 마음을 노래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 천명훈이 김환성 추모곡을 공개했다. 출처l천명훈 SNS

이어 "1997년 깨비깨비로 활동하던 시절 방송국 화장실에서 처음 얘기를 나눴고 NRG 멤버 합류를 권유했다"고 김환성과 첫 인연을 공개한 천명훈은 "나는 그 누구보다도 환성이를 그리워했다"며 "환성아, 네가 가끔 보고 싶지만 오늘 이후로 편히 잠들어 있는 너를 더 이상 깨우지 않겠다. 영면해라, 사랑한다"고 애정을 전했다.

▲ 그룹 NRG의 '할수있어' 음악방송 무대. MBC 방송화면 캡처

NRG는 지난 1997년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 '꽃미남' 외모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단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할 수 있어' '티파니에서 아침을' '메신저' '우리만의 세상' '히트송' '대한건아 만세' 등 수 많은 히트곡을 남긴 NRG는 1세대 아이돌 주역 중 한 그룹으로, 한류 열풍의 시초이기도 하다.

'꽃길'만 가득했던 NRG는 2000년 거짓말 같은 일을 겪게 됐다. 당시 테리우스 같은 외모로 큰 사랑을 받은 멤버 김환성이 세상을 떠난 것. 당시 그는 감기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뒤, 갑작스러운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고 만 19세라는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 NRG 멤버 故 김환성. 제공l뮤직팩토리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김환성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그의 사인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중국의 사스와 조류인플루엔자 창궐로 인한 관련 의혹이 뒤늦게 화두에 올랐지만, 특별히 채취된 검체가 없었기 때문에 의혹으로만 끝나게 됐다.

이로 김환성의 사인은 공식적으로 상세 불명의 급성 바이러스성 호흡기 증후군으로 기록됐다. 이와 관련, 의료계는 김환성이 감염된 바이러스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호흡기질환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전하기도 했다.

한창 반짝여야 할 시기에 정체 모를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고 김환성. 무엇보다 함께 청춘을 보낸 NRG 멤버들은 하루아침에 친구를 잃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들은 아이돌 가수라는 직업으로 만났지만, 단순한 동료 사이가 아니었다. 가장 젊고, 생기있고, 찬란한 시절을 함께 보내며 추억도, 여러 감정도 많은 친구 사이인 것. 당시 이들 나이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슬픔을 감내하기엔 상당히 어린 나이였다.

김환성을 그리워한 이 청년들은 어느덧 40대 중년이 됐다. 친구를 떠나보낸지 20년이 지난 지금, 천명훈이 그를 추모한 곡을 공개해 많은 이들이 함께 애도의 뜻을 보내고 있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분위기가 민감한 바, 김환성의 사인이 상세 불명의 급성 바이러스성 호흡기 증후군이라는 것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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