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수첩'. 제공|MBC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MBC 'PD수첩'이 9억 아파트 소유자를 무주택자로 오해하게 만든 인터뷰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MBC PD수첩은 지난 11일 '2020 집값에 대하여' 편에서 서울 용산구의 주상복합아파트에 전세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20대 여성 A씨와의 인터뷰를 내보내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과 무주택자의 처지를 대비시킨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A씨를 그저 전세 세입자로 묘사했으나, 실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9억원대 아파트 소유자라는 주장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A씨는 "이 집을 샀으면 1억2000만원이 올랐을 텐데"라며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저희 가진 돈 합쳐서 샀으면"이라고 언급했다. 'PD수첩'이 무주택자라고 A씨를 소개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PD수첩' 제작진이 A씨가 무주택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PD수첩' 제작진이 주택 소유와 관련해 먼저 편집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까지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 캡처가 돌고 있는데, 작성자는 "'PD수첩'에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고민하다가 응했다"며 제작진이 특정 아파트 매수 부분을 편집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썼다. 그는 "밀레니엄 세대 뉴동산 관련해서 인터뷰했고, 제가 ○○○○○○ 구입했다는 것은 특정짓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자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방금 PD에게 전화가 와 밀레니엄 세대의 부동산 고민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줬다며 특정 아파트를 매수했다는 부분은 편집할테니 모자이크 처리하지 말고 방송 나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보시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묻고 있다.

▲ 'PD수첩'. 제공|MBC
논란이 불거지자 MBC 시사교양본부는 다음날인 12일 오후 10시30분께 ''PD수첩' 인터뷰 출연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이들은 A씨의 주택 매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으나, 편집은 A씨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개돼 논란이 된 메시지와는 다른 해명이다. 

이들은 "방송 인터뷰에서 A씨는 급격하게 오른 아파트 값으로 인해 겪는 압박감을 토로했다. 이는 A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세대 대부분이 느끼는 공통된 고민이었습니다"라며 "제작진은 취재 중에 A씨가 인터뷰 하루 전, 소형 아파트 매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인지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A씨는 선금만 지불했을 뿐 등기가 이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당 아파트가 노출될 경우 계약이 파기되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여, 계약 사실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 결과적으로, 계약 체결 사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또. 어렵게 인터뷰를 해주신 A씨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PD수첩'의 해당 방송분은 지상파 프로그램 서비스 플랫폼 웨이브 다시보기 중단돼 13일 오후 현재까지도 다시보기가 재개되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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