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휴스턴 호세 알투베(왼쪽)가 뉴욕 양키스 아롤디스 채프먼으로부터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뒤 홈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른쪽은 패전투수 채프먼.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단이 3년 전 ‘사인 훔치기’ 파문을 사과하던 날,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한쪽에서는 정반대의 주장이 나왔다.

뉴욕포스트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뉴욕 양키스 좌완투수 아롤디스 채프먼과 인터뷰를 실었다. 여기에서 채프먼은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가을야구에서 벌어졌던 씁쓸한 일화를 꺼내 들었다.

당시 채프먼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호세 알투베로부터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월드시리즈행 좌절이 확정된 일격이었다.

그런데 홈런을 친 알투베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자신의 상의 유니폼을 꼭 잡은 채 동료들에게 이를 찢지 말라는 당부를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유니폼 안으로 ‘사인 훔치기’ 신호를 받는 전자장비를 착용했다는 의혹이었다.

이날 인터뷰에서 채프먼은 “나도 해당 영상을 봤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그 영상을 본 느낌이다. 아주 유명해졌다”면서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채프먼은 “알투베가 내 구종을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워했지만, 휴스턴의 불법 행위를 향한 의심만큼은 거두지 않았다.

▲ 휴스턴이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 비치 전지훈련장에서 공식 사과 지가회견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뉴욕 포스트와 채프먼의 인터뷰는 휴스턴 선수단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 비치에서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연 직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는 “사인 훔치기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발언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또한, 알투베 역시 “전자장비 착용은 가짜 트위터가 만들어낸 거짓말이다”고 항변했다.

채프먼은 “나는 크레인 구단주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처럼 수준급의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사인을 알고 구종을 안다면, 이들은 더욱 강해지기 마련이다. 사인 훔치기가 월드시리즈 우승의 유일한 이유는 아닐 수도 있지만, 더 강해질 수 있는 요소임은 분명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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