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만 폴란스키 감독.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성범죄 전력으로 논란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신작을 최다 부문 후보에 올려 비난을 산 프랑스 세자르상 임원진이 결국 총사퇴했다.

14일 버라이어티,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세자르상(César Academy) 위원회 전원이 총사퇴를 결정했다. 로만 폴란스키의 영화 '나는 고발한다' 후보작 선정 논란 이후 불거진 거센 비난과 개혁 요구에 따른 결과다.

세자르상 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밤 공식입장을 내고 21명 위원의 "전원 사임"을 의결했다며 "2019년 영화를 제작한 남녀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며, 사태가 진정돼 영화 축제가 그저 축제로 남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위원회 전원을 새롭게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200여 명의 프랑스 배우와 제작자, 감독 등이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한 데 따른 결정이다.

세자르상은 최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나는 고발한다(J’accuse)'를 올해 시상식 최다인 12개 부문 후보에 올리며 격렬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나는 고발한다'는 19세기 프랑스 유대계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가 독일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투옥된 '드레퓌스 사건'을 다룬 역사물로, '장교와 스파이(An Officer and a Spy)'란 영문 제목으로도 함께 알려졌다.

1933년생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43살 때인 1977년 배우 잭 니컬슨이 집에서 13세 소녀에게 약물과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에 섰고, 이듬해 선고 공판일에 프랑스로 도망가 현재까지 수배자 신세다. 그는 이후에도 다수의 여성에게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고, 미국 아카데미를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그를 아예 제명시켰다.

그러나 유럽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프랑스의 아카데미 격인 세자르상은 이같은 분위기에도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2017년에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반발에 부딪쳐 취소한 바 있다. 논란이 된 '나는 고발한다'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 45회 세자르상 시상식은 오는 28일 파리 살 플레옐에서 열린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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