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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기획-표류하는 대학야구]②실패 쓴맛 본 대학야구연맹, 왜 또 '독립'의 길을 택했나

고봉준 기자 underdog@spotvnews.co.kr 2020년 02월 15일 토요일

▲ 2017년 동의대 선수들이 홍익대와 경기 도중 득점 직후 환호하고 있다. ⓒ한국대학야구연맹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한국대학야구연맹의 역사는 곧 부침의 반복이었다. 창설과 흡수통합, 재출범, 와해 등의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시초는 일제강점기를 막 벗어난 광복 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6년 조선대학야구연맹이란 이름으로 출범한 대학연맹은 1948년 대학야구연맹으로 탈바꿈하면서 명맥을 이었다. 프로야구가 없던 시절 고교야구, 실업야구와 함께 큰 뿌리를 이루며 한국야구의 부흥을 이끌었다.

1970년대 전성기를 달리던 대학야구는 1979년 대한야구협회의 아마추어 야구 통합 정책으로 잠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1997년 1월 이상보 회장 취임과 함께 재출범했지만, 이듬해 11월 다시 대한야구협회로 흡수 통합되면서 문을 닫았다.

그러나 대학야구의 독립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2010년 즈음부터 대학연맹 창설이 재논의됐고, 2012년 1월 대한야구협회 이사회를 통해 준가맹단체로 다시 분리됐다. 이어 2016년 정가맹단체 승격 이후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숱한 부침을 겪어온 대학연맹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임 회장이 사퇴한 뒤 두 달 넘게 행정 공백 상태가 계속된 탓이다.

▲ 이달 6일 열린 한국대학야구연맹 비상 대의원 임시총회. ⓒ용산역, 고봉준 기자
일단 대학연맹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한 뒤 새 회장을 선출하기로 결의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귀속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그래도 어렵사리 독립해서 나온 대학연맹을 어떻게든 존속시켜야 한다는 비대위의 뜻이 강력하게 작용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 대학연맹은 수십 년간 실패를 반복했음에도 왜 다시 독립이라는 힘든 길을 택했을까.

2012년 재창설부터 관여한 관계자 A씨는 갈수록 입지가 줄어드는 대학야구 명맥 유지를 첫째 이유로 들었다.

“지금의 대학야구는 마지막 전성기이던 1990년대와는 환경이 전혀 다르다. 우선 대학에서 프로로 진학하는 숫자가 크게 줄었다. 수준급 자원들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또, 과거 대학 진학이 확정된 고교 졸업생들은 프로에서 하위 지명을 받으면 주저 없이 대학을 택했다. 그러나 지금은 프로행을 선택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학야구 판 자체가 축소됐다.”

A씨는 이미 이러한 위기가 닥쳐왔던 8년 전을 떠올렸다.

“그렇다고 대학야구 소멸을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대학야구가 죽으면 당장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한 고교생들의 갈 곳이 사라진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대학연맹이 재독립했을 때 이미 많은 관계자들이 공감하고 있었다.”

한 대학 체육부 관계자 역시 “대학연맹의 필요성은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주어진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존립 이유가 사라진다. 자생할 여지도 줄어든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연맹의 위기가 대학야구의 존폐 논란으로 귀결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 2018년 12월 한국대학축구연맹 시상식 모습. ⓒ한국대학축구연맹
다른 종목들을 살펴보면, 대학야구의 전기 마련 필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같은 구기종목인 축구와 농구, 배구의 경우 모두 대학연맹이 협회로부터 독립해있다. 그리고 세 종목 모두 대학리그와 연맹 주관대회가 잘 정착된 상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다수의 대학야구 종사자들은 “유독 야구의 경우 지난 몇 년간 리더십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러면서 감독과 선수 등 종사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채 어설프게 주말리그를 도입해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학연맹이 확실하게 탈바꿈한다면 새로 거듭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단 공은 19일 선출될 새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이날 정상적으로 수장이 선출된다면 초대 서상기(정치인)~2대 박성호(정치인)~3대 안계장(야구인)~4대 김대일(사업가) 회장의 뒤를 이은 5대 회장이 지휘봉을 잡는다.

물론 수장 선임만으로 대학연맹이 곧바로 정상화되리라고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새 지도부를 향해 적잖은 기대감을 가진 상태다.

한 관계자는 “그나마 다행인 점은 대학연맹이 2020년도 예산(약 4억4000만 원)은 확보했다는 사실이다. 예산마저 없었다면 눈앞이 막막했을 테지만, 이를 확보한 만큼 신임 회장의 짐이 그나마 줄어들었다. 현재 대학연맹은 소속 직원조차 없다고 알고 있는데, 이제 새 지도부가 향후 플랜과 예산 투명성 등을 제대로 정립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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