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민경 기자] "한국인이 1, 2선발 하면 좋으니까. 그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두산 베어스 우완 이영하(23)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물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발투수로 전향한 첫해부터 17승을 챙기면서 차기 우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호주 1차 스프링캠프에서 이영하가 불펜에 서면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저렇게 공이 들어오면 스윙 궤적에 얻어걸리지 않는 이상 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엄지를 들었다. 

포수 박세혁은 "지금 (이)영하 공이 정말 좋다. 자신감도 많이 올라와 있고, 지난해 프리미어12에 나가면서 느낀 게 많은 것 같다. 지금 시즌 때 던지는 느낌이 난다. 영하는 한국 최고 우완으로 올라가는 과정인 것 같다. 의지가 세고 겁이 없는 친구인데, 컨트롤만 해주면 올해도 좋은 시즌을 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믿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하는 승수로만 따지면 지난해 20승을 달성한 MVP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과 사실상 원투펀치였다. 올해는 크리스 프렉센(27)과 라울 알칸타라(28)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바꿨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뛴 알칸타라는 리그 경험도 있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국 무대가 처음인 프렉센은 적응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이영하를 비롯해 유희관, 이용찬 등 국내 투수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외국인 투수가 모두 바뀐 상황을 이영하는 "기회"라고 했다. 그는 "기존에 있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워낙 잘했던 투수였고, 올해는 내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한국인이 1, 2선발을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까지 완전히 잘해두면 다음 시즌은 외국인 투수든 누가 와도 자리를 잡을 기회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세혁이 한국 최고 우완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박)세혁이 형이 열심히 잘 이끌어주니까 열심히 던지는 것이다. 투수가 잘해야 포수도 같이 빛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혁이 형이 더 빛날 수 있게 열심히 던지려 할 것이고, 그렇게 함께 하나씩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둘 다 좋은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 포수 박세혁(오른쪽)과 의견을 나누는 이영하 ⓒ 두산 베어스
2016년 1차 지명 출신인 이영하는 꽤 빨리 1군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이영하는 '급성장했다'는 평가와 관련해 "급속도로 확 성장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돌아보면 꽤 시간이 길었다. 입단 첫해는 팔꿈치를 수술했고, 두 번째 해도 잘하진 못했다. 세 번째 시즌도 10승은 했지만 잘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는 잘하기 위해서 2군 안 가고 1군에서 버티려고 한 게 17승이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힘겹게 올라온 만큼 앞으로는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혁은 이영하가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팀이 영하를 공략하러 들어올 것인데, 우리가 변해야 한다. 힘들겠지만, 보여주는 구종을 하나 더 만들거나 조금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직구와 슬라이더가 워낙 좋아서 붙을 수는 있지만, 다른 팀이 공략해 들어오면 힘들어진다. 던지던 구종에서 조금만 변화를 줘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일단 지금 던지는 공들은 하나하나 더 완벽하고 정확하게 던지려 하고 있다. 슬라이더를 커터성이랑 2개로 나눠서 던지고 있다. 포크볼도 원래 던지긴 했지만, 올해는 포크볼을 조금 더 던지려 하고 있다"며 "프리미어12 때 갑자기 구속도 잘 나오고, 슬라이더랑 커터도 던지는 대로 다 삼진이 나오니까. 형들이 '팀에서는 왜 그렇게 안 던지냐'고 했다. 세혁이 형이 팀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조금 더 집중하라는 뜻이다. 대표팀 마운드에 올라가면 집중을 더 하게 되는데, 팀에서도 그럴 수 있도록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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