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인 훔치기 사건에 대한 보복을 경계하고 나선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
[스포티비뉴스=주피터(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휴스턴의 일부 선수들이 2017년 월드시리즈 당시의 ‘사인 훔치기’ 행위를 사과했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기는커녕 더 커지는 양상이다.

당시 피해자였던 LA 다저스의 선수들이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발끈한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스타들 또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코디 벨린저는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빼앗었고, 호세 알투베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MVP 타이틀을 강탈했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심지어 다저스 우완 로스 스트리플링은 15일(한국시간) “휴스턴 타자들에게 (빈볼을) 던지는 것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적당한 때와 적당한 장소에 던질 수 있다”고 말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시카고 컵스의 스타인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휴스턴의 사과에 실망했다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브라이언트는 “진정성이 없다”고 일갈했다. 신시내티 투수 트레버 바우어 또한 “그들이 위선자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사기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른 선수들 또한 휴스턴은 물론 ‘면죄부’를 준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휴스턴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극소수의 선수들이 팀을 대표해 사과를 한 정도다. 베테랑 투수인 저스틴 벌랜더는 “(사인 훔치기로) 경기가 바뀌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일부는 옹호를 굽히지 않는다. 빈볼 위협에 대해서는 감독부터 나서 자제를 촉구했다.

위기의 휴스턴을 맡은 백전노장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스트리플링의 발언이 알려지자 16일(한국시간) “내가 듣고 있는 이 계획적인 보복을 리그는 멈추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는 단지 리그가 누군가 다치기 전에 이를 중지시키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리그 사무국의 중재와 경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비아냥은 끊이지 않는다. 다저스 마무리 켄리 잰슨은 지역 언론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사인 훔치기는 약물이나 도박보다도 더 나쁜 행위”라면서 “적어도 스테로이드의 시대에서는, 모두가 스테로이드를 했다. 차라리 그게 더 공정한 게임”이라고 휴스턴을 비판했다.

휴스턴이 시즌에 돌입했을 때 받을 비난은 이미 충분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잘못된 행위를 저질렀음은 물론, 사과도 늦었고 사과의 방식에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메이저리그 전체를 달굴 뜨거운 화제로 남을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주피터(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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