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주피터(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과 야마구치 슌(33·토론토)은 생각보다 공통점이 많다. 그리고 지금, 같은 벽과 싸우고 있다는 점도 흡사하다.
두 선수는 한국과 일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김광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다. 야마구치 또한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일본 센트럴리그 다승왕 출신이다. 올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무대의 문을 두드린다는 점, 2년 계약을 맺었다는 점,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린다는 점까지 똑같다.
마주하고 있는 벽도 사실 같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오프시즌 프로그램 자체가 조금 다르다. 이제는 미국의 좋은 점을 많이 흡수한 상태지만, 전통적인 준비 방식과 그에 따른 선수들의 의식이 한꺼번에 바뀌기는 쉽지 않다. 이미 ‘익숙한 것’을 그대로 따르려는 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 방식대로 성공을 거둔 선수들이라면 더 그렇다.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미국 선수들에 비해 오프시즌이 컨디션 조절이 더 빠르다. 선발의 경우 2월 캠프에 들어가면 최소 30~40개부터 불펜피칭을 시작한다. 일본은 더 많이 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처럼 불펜에서 투구 수를 끌어올린 뒤 경기에 나간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2월 중순 시작되는 첫 불펜피칭에서 주로 20~30개를 던진다. 첫 불펜에서 30개 이상을 주문하는 구단은 없다고 봐도 된다.
대신 MLB 선수들은 시범경기에서 투구 수를 늘리며 서서히 컨디션을 조절한다. 대략적으로 모든 준비를 하고 경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는 큰 차이다. 두 선수 역시 모두 미국식 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야마구치는 팀 동료이자 MLB 8년차를 맞이하는 류현진(33)에게 “불펜에서 100개 정도를 하고 들어가면 되나?”라고 물어봤다가 “여기서 그러면 큰일이 난다”는 류현진의 조언을 듣기도 했다.
김광현도 마찬가지다. 김광현은 SK의 베로비치 캠프에서 개인운동을 할 당시 이미 불펜피칭 40구를 완료한 상태였다. 12일(한국시간) 팀 합류 후 첫 불펜피칭에서는 50개를 던졌고, 당초 16일에는 60구를 던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팀에서 제동을 걸었다. 팀은 김광현의 투구 일정을 조정했다. 자연히 예정 투구 수도 바뀌었다. 김광현은 “팀원들이 일정을 정확하게 소화하더라. 나만 빠질 수는 없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준비했던 루틴을 바꿔야 하다보니 자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광현과 야마구치는 일본에 있을 당시 이미 이 시기에 50개 이상의 불펜피칭을 소화하던 선수였다. 공을 많이 못 던지고 시범경기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 없을 수 없다. 김광현도 “경기 때 조금은 걱정이 된다. 지금까지는 (불펜에서) 투구 수를 많이 늘렸다가 경기에 들어가면 처음부터 20구, 30구 이런 식으로 던졌는데 미국 스타일은 다르다”고 털어놨다.
여기서 기대되는 것은 ‘도우미 류현진’이다. 류현진도 처음에는 두 선수와 같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했다. 류현진도 그런 시행착오와 혼란을 겪어봤기에 더 정확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류현진은 김광현의 1년 선배로 절친한 사이다. 야마구치와는 항상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팀 동료 사이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오키나와 개인훈련 당시 (류)현진이형한테 정말 많은 것을 물어봤다”고 했다. 사전 정보를 어느 정도 쌓아두고 미국에 왔다. 야마구치도 15일 인터뷰에서 “같은 아시아권 투수가 주는 안정감이 든든하다. 류현진의 도움을 기대한다”고 했다.
류현진도 “야마구치도 미국이 처음”이라면서 언제든지 대화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김광현과는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광현 또한 한국과 일본 야구를 모두 경험한 마일스 마이콜라스라는 좋은 동료가 있다. 선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일단 환경 적응이 우선이다.
스포티비뉴스=주피터(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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