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선수와 몸싸움을 벌이는 박지수 ⓒ WKBL
[스포티비뉴스=부천, 맹봉주 기자]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박지수(22, 198cm)가 작심발언 이후 심경을 털어놨다.

지난 12일 박지수는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대표팀 입국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서 문제가 있었던 건 다들 알 거라 생각한다"라며 "12명의 선수가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쉽다. 중국전을 돌이켜보면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서는 게 창피하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질 일도 아니고 그런 선수들도 아니었다. 일본이나 중국은 1년 동안 모여 대표팀 훈련을 하고 외국에 나가서 친선경기를 치른다. 우리는 우리끼리 운동하고 훈련한다. 이번에 그게 한계가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올림픽에 진출한 만큼 지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대한농구협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여자농구는 12년 만에 올림픽 티켓을 땄지만 이문규 감독의 혹사와 대한농구협회의 열약한 지원으로 팬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박지수도 경기를 뛰는 선수로서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이 인터뷰가 나가고 팬들은 선수들을 격려하고 협회의 무능을 지적했다.

박지수는 대표팀의 기둥이자 막내다. 이런 그녀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속내를 얘기하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16일 박지수를 부천체육관에서 만났다. 청주 KB스타즈와 부천 하나은행의 정규 시즌 경기를 마치고였다. 박지수는 이날 11득점 5어시스트 15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66-74)를 막지 못했다.

박지수는 피곤한 모습이었다. 아직 시차적응 문제로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3시간 밖에 못 잤다. 시차적응이 힘들다. 피로감은 어쩔 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공항에서의 한 작심발언에 대해서도 심경을 털어놨다. 박지수는 "사실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선수로서 쉬운 건 아니다. 나도 많이 생각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게 아니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말을 안 하면 얘기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했다. 지금까지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와 감독의 불화설로만 기사가 나가서 마음이 안 좋다. 내가 에둘러 말하기도 했지만, 계속 그렇게 비춰지니 속상하다"고 아쉬운 점도 덧붙였다.

▲ 많은 농구 팬들은 박지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 대한민국농구협회
박지수는 대한농구협회가 변하길 바라고 있었다. "우린 선수다. 경기장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라며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표팀 연습복이 하루 오전, 오후 연습할 것 한 벌밖에 안 나온다.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연습해도 되지만, 그래도 국가대표이지 않나. 내가 지금 말하면서도 어이가 없다. 너무 민망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연습복 및 유니폼 지급 문제는 오래 전부터 남자농구 선수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태극마크를 다는 국가대표 선수가 입을 연습복과 유니폼이 부족하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문제 제기에도 대한농구협회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부천,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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