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카이 감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출처l중국 매체 '신경보' 기사 원문 캡처.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유능한 중국 영화감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에 거주하던 창카이 감독과 그의 가족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사망, 비극이 일어난 것.

중국 매체는 16일 영화감독 창카이(常凯)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전했다. 향년 55세. 뿐만 아니라 그의 부모, 누나 등 일가족 4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에 제대로 된 치료를 못받고, 2주도 채 되지 않아 숨졌다.

후베이성 영화제작소 '상음상' 소속인 창카이는 아내와 부모, 누나와 함께 거주했다. 지난달 25일 창카이 부친은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았지만 병원에 자리가 없어 집에 머무르다 병세가 악화, 하루 만에 숨졌다.

그 과정에서 부친을 간호하던 모친 역시 발열, 기침, 호흡 곤란 등 코라나19 증세를 보였고, 지난 4일 입원했으나 나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창카이, 창카이 아내, 창카이 누나도 차례대로 코로나19에 감염, 창카이와 누나는 14일 사망됐다.

다만 그의 아들은 영국에서 유학 중이어서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창카이 아내는 현재 중환자실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들의 비극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일어난 일이라 더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창카이 역시 사망 전 유서를 통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아버지를 모시고 여러 병원에 갔지만 하나같이 병상이 없어 환자를 못 받는다고 했다"며 "양친의 병간호를 한 지 며칠 만에 바이러스는 무정하게도 나와 아내의 몸을 삼켰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애걸했지만, 병상을 구할 수 없었고 병은 치료 시기를 놓쳐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평생 아들로서 효를 다했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했으며, 남편으로 아내를 사랑했다. 잘 있거라, 내가 사랑한 사람들아. 또 나를 사랑한 사람들아"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그의 대학 동창은 창카이 비보에 "결국 시설이 마땅치 않은 황파의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며 "이런 비극을 알리고 책임을 묻고 싶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가?"라고 한탄했다.

다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에 참여했으며 감독으로도 활동한 창카이는 우한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12년 영화 '나의 나루터'로 이름을 알렸다. 해당 작품은 2013년 장강삼협을 배경으로 '베이징국제영화제' 신작 영화 부문에서 1위를 수상했다. 또한 2014년에는 '평화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아, 재능을 인정받았다.

한편 중국 우한으로부터 발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까지 전국 31개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만548명, 사망자 수는 1770명으로 집계됐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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