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 테이텀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신인답지 않은 기술과 폭발력, 간결한 플레이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2017 NBA 드래프트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제2의 폴 피어스를 넘어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바로 보스턴 셀틱스의 제이슨 테이텀(21, 203㎝) 이야기다.

그는 올 시즌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평균 22.4점 6.9리바운드 2.9어시스트 1.4스틸 FG 44.3% 3P 38.2%를 기록 중이다. 켐바 워커, 제일런 브라운을 제치고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팀 내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일대일 수비와 도움 수비로 보스턴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제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춘 '리그 정상급 공수겸장'이 되고 있다. 

◆ 가운데를 주지 않는다

보스턴은 리그에서 가장 활동량이 넘치는 팀이다. 물 흐르듯 움직임이 많다. 선수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빈틈을 채운다. 그냥 움직이는 게 아니다. 수비 콘셉트에 맞춰 로테이션한다. 바로 가운데를 주지 않는 '노 미들(No Middle)' 전략이다.

자유투 라인 부근, 즉 가운데는 전략적 요충지다. 공격수가 가운데로 들어가면 돌파해서 마무리할 수 있고, 양방향으로 킥 아웃 패스를 건넬 수 있고, 위크사이드의 컷인 패스까지 볼 수 있다. 여러 옵션을 만들어갈 수 있는 구역이다. 

보스턴은 신체조건이 뛰어난 팀이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알 호포드와 애런 베인즈가 떠나면서 골 밑을 지킬 선수들이 더욱 부족해졌다. 주요 로테이션에 들고 있는 빅맨인 다니엘 타이스(203㎝)와 에네스 칸터(208㎝)도 그렇게 큰 빅맨은 아니다. 

'노 미들' 전략은 여기서 탄생한 것이다. 골 밑을 지킬 선수가 없기 때문에 상대의 진입 자체를 차단한다는 게 보스턴의 생각이다. 상대가 골 밑 진입을 시도하면 도움 수비가 이어지고, 여기서 선수들의 로테이션 수비가 펼쳐진다. 

테이텀은 보스턴 수비 시스템의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그는 상대가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덮치는 수비를 잘한다. 위크사이드(공이 없는 쪽)에서 순간적으로 공을 들고 있는 선수를 위협하면서 공을 잡게 만들거나 패스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 제이슨 테이텀 수비 장면 ⓒNBA.com 화면 캡처
시카고 불스와 경기다. 잭 라빈이 웬델 카터 주니어에게 패스를 건넬 때 테이텀이 45도 부근에 자리 잡는다. 도움 수비를 펼치기 위해서다. 이때 고든 헤이워드도 도움 수비를 위해 올라선다.

▲ 제이슨 테이텀 수비 장면 ⓒNBA.com 화면 캡처
카터 주니어는 헤이워드를 보고 오른쪽 코너로 패스하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순간적으로 테이텀이 나타나 압박하면서 스틸에 성공한다. 갑자기 튀어나와 공격수를 덮쳤고, 상대를 당황하게 만드는 테이텀 수비가 효과를 발휘했다.

◆ 카와이 레너드 상대로도 강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 14일(이하 한국 시간) 보스턴은 LA 클리퍼스와 홈경기서 141-133으로 2차 연장 접전 끝에 이겼다. 테이텀의 활약이 상당했다. 39점 9리바운드를 기록한 테이텀은 28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한 카와이 레너드에 판정승을 거뒀다. 

특히 4쿼터부터 2차 연장까지 17점 4리바운드로 펄펄 난 테이텀에 비해 레너드는 5점 3턴오버 FG 2/9에 그쳤다. 테이텀이 레너드를 훌륭하게 막아낸 결과였다.

실제로 이날 테이텀은 레너드와 매치업이 되었을 때 터프하게 가로막았다. 디나이 수비부터 몸으로 버티는 수비, 손을 쓰면서 레너드를 괴롭히는 수비를 펼쳤다. 

▲ 제이슨 테이텀의 카와이 레너드 수비 장면 ⓒSPOTV 중계화면 캡처
레너드 하면 동 포지션 대비 힘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테이텀도 만만치 않다.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이 뛰어나고, 힘도 좋다. 테이텀은 레너드에게 전달되는 공을 막기 위해 디나이 수비를 펼치면서 쉽게 밀리지 않았다. 

테이텀은 레너드의 잽 스텝에 반응하지 않았다. "상대의 페이크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지도자들의 말은 사실 지키기 쉽지 않다. 그러나 테이텀은 이 말을 지켰다. 페이크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스텝으로 간격을 좁혔고, 손을 쭉 뻗어 레너드를 견제했다. 레너드는 에어볼을 날리고 말았다.

경기 후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테이텀은 레너드와 맞붙길 원했다. 그는 공수 모두 활약했다. 올스타 레벨의 경기력을 뽐냈다"라고 칭찬했다. 켐바 워커도 "정말 대단했다. 모든 플레이가 훌륭했다. 이날 코트 위 최고의 선수였다"고 언급했다.

특히 스티븐스 감독은 테이텀의 수비를 칭찬했다. "그는 신체조건이 뛰어나고, 공을 잘 쫓고, 끝까지 콘테스트한다. 또한 그는 훌륭한 리바운더다. 계속 이 수준으로 뛰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테이텀은 신체조건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안다. 몇몇 선수들은 신체조건이 뛰어나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 손도 움직이지 않는다. 테이텀은 상대가 공이 있든 없든 활발하게 수비한다"라고 덧붙였다. 

기본적인 수비 자세도 좋다. 일반적으로 수비수는 자신의 매치업뿐만 아니라 공을 가진 선수의 플레이를 주시해야 한다. 대인 방어와 팀 수비를 위해 필요한 자세다.

▲ 부지런히 코트를 바라보는 제이슨 테이텀 ⓒSPOTV 중계화면 캡처
테이텀은 부지런하다. 항상 코트 곳곳을 바라본다. 이 장면을 봐도 알 수 있다. 해당 포제션에서 테이텀은 7번이나 고개를 돌리면서 공을 가진 선수와 레너드를 번갈아 봤다. 어느 순간이든 대처하겠다는 테이텀의 집중력이었다.

▲ 제이슨 테이텀의 수비 자세 ⓒSPOTV 중계화면 캡처
루 윌리엄스가 일대일을 펼치고 있다. 미스매치 상황이기 때문에 윌리엄스가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테이텀은 집중하고 있다. 손을 들면서 패스 길을 가로막고 있다. 윌리엄스가 갑자기 패스를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 테이텀 "올 시즌 수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테이텀은 데뷔 때부터 화려한 공격력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드리블과 풀업 점프슛이 일품이었다.

올 시즌 들어 테이텀은 공격 효율성을 끌어올리면서 수비 존재감도 키웠다. 리그 정상급 공수겸장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테이텀은 레너드와 폴 조지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 그는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레너드, 조지처럼 공수 양면에서 압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올 시즌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까지 보스턴에서 한솥밥을 먹은 애런 베인즈(피닉스 선즈)도 "프리시즌 데뷔 때부터 그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뛰어난 선수인지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수비에 많은 힘을 쏟는 선수였다. 그런 선수는 흔치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스티븐스 감독도 "테이텀이 1년 내내 힘을 많이 쏟았다. 그는 정말 훌륭한 수비수가 되었다"라며 급성장한 테이텀 수비력에 대해 칭찬했다.

테이텀은 올 시즌 한층 성장한 경기력으로 보스턴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중요한 순간마다 공수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 승리를 돕고 있다. 과연 그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보여줄 활약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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