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그만큼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다녔다."(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주요 배우와 스태프가 첫 한국 기자회견 일성은 이랬다. 

19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기생충'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10일(현지시간 9일)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을 휩쓸며 전세계에 반향을 일으킨 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공식 행사다. 이 곳에서는 지난해 4월 22일 '기생충' 출범을 알리는 제작보고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과 곽신애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이 참석해 수상 이후 정리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봉준호 감독은 "여기서 제작발표회 한지 1년이 되어간다. 그만큼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전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와서 기쁘다. 이른 시간에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참 기분이 묘하다. 감사하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봉준호 감독과 아카데미 레이스를 함께 한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었다. 작년 8월부터 지금까지 영광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한국영화 '기생충'을 통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관객들에게 한국영화의 뛰어난 모습을 선보이고 돌아와 인사드리게 돼 너무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성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처음 가서 작품상까지 받아오게 됐다. 작품상은 개인보다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모든 분에게 영광과 경력과 기쁨이 되는 상이라 더욱 기뻤다"고 말했다.

배우 박명훈은 "성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기쁜 마음이 크다. 이 영광을 감독님 이하 전 스태프, 국민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장혜진입니다. 충숙이었어요"라고 말문을 연 장혜진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이럴줄 알았다면 더 열심히 할 걸 그랬다. 개인 사정상 일정에 계속 참여하지 못했지만 선배님과 감독님이 얼마나 열심히 하셨는지 보고 들었고, 두분이 계시기에 이런 결과가 있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좋은 결과가 있었지마 그 과정 속에서 일단은 열심히 작품을 만든 걸 많은 분이 좋게 생각해 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여러분과 만나 더 영광스러운 자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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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담은 "저는 정말 기정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좋은 분들을 한꺼번에 많이 만난 게 큰 힘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떨리고 감사한 시간이다. 이른 시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아직도 꿈만 같은데 꿈같은 일을 현실화 시켜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자랑스런 스태프, 배우들과 그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한국에서 진심으로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과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여정은 "영화를 만들고 인정을 받으면 만든 우리끼리 기쁨과 만족에서 끝나는 것 같은데 이런 성과에 온 국민이 기뻐해 주시고 축하해 주시니까 그게 큰 일을 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고 미소지었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한진원 작가는 "충무로 이야기를 수상소감에서 했던 건, 대학졸업 이후 유일한 사회생활을 충무로에서 했고 제 인생 오랜 기간을 보낸 곳이라 이야기 안할 수가 있었다. 시나리오가 어떻게 사람 머리 속에서 나오겠나.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소감 때 말씀 못 드린 게 있다.. 취재할 때 많이 도와주신 가사도우미 어머님들, 수행기사님들, 아동학자님들 도움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돌렸다.

ADG상 이하준 미술감독은 "저희 스태프는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 자체가 없다. 항상 뒤편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것도 항상 고생해주시는 아티스트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ADG 상을 받으면서도 거장들 앞에서 손을 떨며 수상소감을 이야기했다. 속으로 다짐한 게 있었다. 이 상이 '기생충'을 잘해서 주는 게 아니라 네가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주는 상이다. 큰 의미를 받을 수 있었고 한국 돌아오는 내내 저만의 숙제를 안고 돌아온 것 같아 뿌듯했다. 정말 더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털어놨다.

미국영화편집자협회 장편드라마부문 편집상 수상자이며 아카데미 편집상 후보에 오른 양진모 편집감독은 "스태프로서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신기하다. (사회자인) 박경림씨가 처음 제가 영화를 시작할 때 같이 작업을 했던 분이기도 하다. 십몇년이 흘러 이 자리에서 만난 게 비현실적이다. 이날이 올 줄 상상도 못했다"고 밝혀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저희는 영화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스태프다. 여러 스태프의 노력이 이 자리를 만들어준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올라 전세계에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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