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전준우가 19일 자체 청백전에서 1루수 데뷔전을 치르는 장면.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다소 멋쩍었지만, 의미가 있는 1루수 데뷔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9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이번 스프링캠프 첫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FA 계약을 통해 이적한 2루수 안치홍이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한 가운데 역시 새로 입단한 포수 지성준과 외국인유격수 딕슨 마차도도 첫 안타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선 이들 못지않게 관심을 끈 이가 있었다. 바로 전준우였다.

지난달 FA 계약을 통해 잔류한 전준우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와 1루수 병행을 꾀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대부분의 시간을 외야에서 보낸 전준우로선 쉽지 않은 도전. 팀 사정상 외야 글러브와 1루 미트를 모두 품고 호주로 향했지만, 완벽한 변신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다.

전준우는 스프링캠프 돌입과 함께 1루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모든 점이 낯설었던 만큼 코칭스태프와 동료들로부터 여러 조언을 들으며 1루 수비를 익혔다. 그리고 19일 청백전을 통해 첫 실전을 치렀다.

허문회 감독이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청팀의 2번 1루수로 선발출전한 전준우는 1회초 공격에서 좌전 2루타를 때려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3회말 수비에서 아쉬운 실수가 나오고 말았다. 상대 백팀의 무사 1·2루 찬스. 2번타자 고승민이 1루쪽으로 때려낸 타구를 포구한 전준우는 베이스로 달려오는 투수 송승준에게 이를 토스했다. 그런데 이 공이 높게 향하면서 실책이 됐고, 이때 2루주자 정보근이 홈을 밟으면서 1점을 내줬다.

▲ 이날 내야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전준우(왼쪽)와 안치홍. ⓒ롯데 자이언츠
이날 청백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롯데 관계자는 “실전에선 자주 나올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투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못해서인지 그러한 실수가 나왔다. 결국 전준우는 경기 후반부 좌익수로 교체됐다. 선수 본인도 많이 아쉬워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전준우는 2008년 데뷔 후 1군에서만 1000경기를 넘게 뛰었다. 그러나 이러한 베테랑 야수도 새로운 변화 앞에선 여러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이 이날 1루수 데뷔전을 통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물론 첫발을 뗐다는 점만큼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호주 출국을 앞두고 “대학에서도 내야를 봤던 만큼 몸이 기억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또 1루수를 맡으면 체력 비축이 되니까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한 베테랑의 변신은 이제 시작이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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