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토르스텐 핑크 감독 ⓒ한준 기자

전 함부르크SV/현 빗셀 고베 감독 토르스텐 핑크 단독 인터뷰
① 핑크가 본 손흥민 “손흥민 ZONE에 가면 100% 골이다”
② “전방압박+짐 훈련” 빗셀 고베를 챔피언으로 이끈 비결
③ 이니에스타 효과 “이니에스타는 선수들에게 소리치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손흥민(28)이 함부르크SV에서 본격적인 유럽 경력을 시작할 때 함께 한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의 스타였던 토르스텐 핑크(53)다. 손흥민은 핑크 감독이 중도 부임한 2011-12시즌에 함부르크의 특급 조커로 활약하며 5골 1도움을 기록했고, 핑크 감독의 첫 풀시즌이었던 2012-13시즌에 주전 공격수로 중용되며 분데스리가 33경기에서 12골 2도움을 몰아쳤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2013년 여름 1,000만 유로로 당시 바이엘04 레버쿠젠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팀을 옮겼다. 핑크 감독은 손흥민이 떠난 뒤 맞이한 2013-14시즌에 성적 부진으로 중도 경질됐다.

스포티비뉴스는 빗셀 고베 감독이 되어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 수원에 방문한 핑크 감독을 만났다. 수원과 경기를 하루 앞둔 18일 스포티비뉴스와 마주앉은 핑크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해 FC 바젤 감독 시절 박주호와의 인연, 과거 함부르크 감독 시절 한국에서 열린 피스컵의 기억 등을 생생히 기억하며 한국과 인연을 반가워했다. 

“손흥민이 그 때 떠나지 않고 남는다고 말하더니 가버렸다. 다음에는 내게 그러지 말라고 전해달라”며 웃은 핑크 감독에게 아시아 무대로 도전한 이유, 빗셀 고베에 부임 후 첫 우승컵을 안긴 비결, 그리고 손흥민과 함께 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물었다. 빗셀 고베 역사상 첫 일왕배 우승과 일본 슈퍼컵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루며 감독 경력의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한 핑크 감독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한다.

■ “손흥민, 잉글랜드 무대 이적 후 피지컬적으로 발전했다.”
■ “아버지와 개인 훈련한 손흥민, 연습한 지역에서는 100% 골이다.”
■ “손흥민과 함께 했던 이력은 내게 자랑스러운 일이다.”

▲ 손흥민의 함부르크 시절 주전으로 기용한 핑크 감독


-함부르크에서 손흥민과 함께한 시절 이후 당신의 이력은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고베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어떻게 보냈나?

"맞다. 함부르크를 떠난 뒤 유럽의 톱 리그에 있진 않았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3년 있었고 유럽 대항전도 나갔다. 좋았다. 좋은 팀을 발전시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세계 최고의 감독이 되는 게 내 꿈이다.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을 이끌고 싶은 꿈이 있다.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팀을 맡고 싶다. 함부르크에서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진 못했지만, 손흥민 등 좋은 선수들과 함께 했다.” 

“손흥민은 아주 열심히 훈련했다. 그는 빠르고, 득점할 수 있고, 이런 열망을 가진 선수였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큰 발전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를 보면, 과거에 봤을 때 모든 훈련에 10분씩 왼쪽과 오른쪽에서 슈팅 훈련을 했다. 손흥민이 박스를 보면 그는 득점한다. 박스 안에서 기회가 왔을 때, 슛하면 골이다. 100%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왜냐면 그가 많이 훈련했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성격을 가졌고, 많은 걸 이루고 싶어하는 열망을 가진 선수다. 그는 빠른데, 그가 배운 것은 피지컬적으로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잉글랜드는 피지컬적인 축구를 하는데, 피지컬이 좋은 선수를 상대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예전엔 두려워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피지컬적으로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손흥민은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이 많이 발전했다는 평가가 있다.

"그는 이제 세계 최고의 선수, 그리고 최고의 감독과 함께 하고 있다. 당연히 배우고 있다. 전술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 있어야 하는지, 그런 경험이 쌓인다. 경험을 쌓으면 모든 선수들이 좋아진다. 아르센 벵거가 말하기를, 그의 책에서, 23~28세 선수가 좋은 선수다. 배웠기 때문이다. 손흥민도 배웠기에 좋은 선수가 된 것이다. 이제 피지컬적으로 강해졌고,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는 것은 나도 놀라웠다. 신체조건 때문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이었는데 그걸 해냈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그런 경험을 쌓는다고 도달하는 건 아니지 않나?

"나도 모르겠다. 내가 말한 것은, 그가 빠르고, 득점할 수 있고, 피지컬이 좋아지고, 전술적으로도 많이 배웠지만, 아마도 성공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다른 아시아 선수들도 그런 열망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어하고, 매일 득점하고 싶어하는 게 열망이다. 그건 선수의 성격에 관한 것이다. 나도 다른 아시아 선수들이 손흥민처럼 성공하는지 모르겠지만 손흥민은 해냈다. 그건 왜 모두가 펠레가 되지 못하느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웃음) 열심히 하는 것, 그게 일단 중요하다."

▲ FC 바젤 감독 시절 북한 대표 박광룡, 한국 대표 박주호와 함께 했던 핑크 감독


■ “아시아 선수들은 자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창조성이 필요하다.”
■ “손흥민에겐 모든 경기를 이기고, 모든 경기에서 득점하고 싶은 열망이 있다.”
■ “내 꿈은 세계 최고의 감독이 되는 것이다.”

-유럽에서 지도자로 일하면서도 한국 선수와 아시아 선수를 많이 봤는데, 아시아 선수들의 특성은 유럽 선수들과 어떻게 다른가?

"박주호와 바젤에서 함께 했다. 박광룡도 그때 바젤에 있었다. 유럽 선수들과는 다르다. 아시아 선수들은 지시하는 대로 한다. 하지만 창의적이진 않다. 유럽 선수들이 더 창의적이다. 그들은 자신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결정한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들은 여기로 뛰라면 여기로만 뛴다. 난 다르게 뛰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유럽 선수들은 내가 결정하고 싶다고 얘기를 한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들과는 방향이 아니다. 말도 많지 않고 경기의 창의성이 부족하다. 피지컬도 유럽이 더 좋다. 잉글랜드, 독일 등의 리그를 보면 특히 그렇다. 이 두 리그는 아주 강하다. 스페인도 강하다. 난 아시아 선수들을 좋아한다. 박주호도 좋아했고, 박광룡도 좋아했다. 프로의식이 강한 선수들이었다. 그들은 뛰고 싶지 않다거나, 불만을 표한 적이 없다. 늘 열심히 했다. 군인이라는 표현은 하고 싶지 않지만, 열심히 따랐다. 열정이 때로는 아주 중요하다. 그런 점도 아시아 선수들에게 필요하다."

-아시아 선수들이 향상시켜야 하는 점은 피지컬과 창의성이라고 정리할 수 있나?

"내가 가게에 가서 이 넥타이, 파란색을 원한다고 하면, 일본에서 쇼핑할 때는 그게 없다고 한다. 왜 다른 걸 추천하지 않나? 이게 파란색은 아니지만 진한 파란색이라고 할 수 도 있다. 그냥 없다고 하고 만다. 이게 아시아의 문화일 수 있다. 선수들에게 이리로 가라고 하면 그리로 갈 수 도 있지만, 왜인지 설명을 요구할 수 있다. 일본 축구의 템포는 빠른 편이지만 피지컬적으로, 수비적으로는 대부분 강한 외국인 선수를 쓴다. 일본 축구로 말하자면 그런 점이 다르다."

-손흥민과 아직도 연락을 나누나?

“따로 연락은 하고 있지 않다.”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나?

"손흥민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 함부르크를 떠나 레버쿠젠으로 갈 때 내게는 안 간고 남는다고 했다. 다신 내게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웃음) 그에겐 (이적이) 좋은 스텝이었다. 적절한 시점이었다. 난 그가 아버지와 팀 훈련 이후 개인 훈련을 한 걸 알고 있었다. 과거에 아버지가 손흥민을 데려가서 개인 훈련을 시키더라. 손흥민에게 지금도 아버지가 그렇게 하도록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에게 행운을 빈다. 나와 함께 했던 선수이고, 그런 점이 내겐 자랑스럽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잉글랜드에서 최고의 감독과 함께 하고 있는 손흥민과 함께 한 것이 자랑스럽다."

▲ 유망주였던 손흥민의 함부르크 1군 정착을 이끈 핑크 감독


-유럽 리그에서 활동하다가 아시아 무대에 도전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어떤 동기부여를 갖고 빗셀 고베의 제안을 수락했나?

"내 열망은 챔피언이 되는 것,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것이다. 아시아든 유럽이든. 유럽이 분명 더 좋은 무대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는 클럽에서 일하고 있고, 세계 최고의 선수인 이니에스타와 함께 하고 있다. 빗셀 고베는 아주 좋은 팬들도 가진 클럽이다. 매 경기 3만 명 이상의 관중이 온다. 경기장 분위기가 아주 좋다. 좋은 선수들과 일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있다. 그게 감독으로 내 꿈이었다. 여기서 오래 일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 성공해서 세계 최고의 리그로 갈 수 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잘 못하면 그렇지 못할 것이다. 난 75세가 아니다. 이게 내 경력이다. 다음에도 다시 경력을 시작할 수 있다. 긴 시간 전이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도 경험했고, 지금 다시 돌아왔다. 난 타이틀을 원한다. 이미 6개의 타이틀(주/ 스위스리그 2회 우승, 스위스컵 1회 우승, 우어렌컵 1회 우승, 일왕배 1회 우승, 일본 슈퍼컵 1회 우승)이 있다. 그런 점들이 내 미래에 좋다고 생각한다."

(2)편에 계속됩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